[직원 내부비리 급증] "언제 잘릴지 몰라…" 한몫 챙기기 기승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회사자금 횡령해 해외도피한 은행직원","고객정보 유출해 돈벌이 나선 카드사 직원","첨단기술 빼돌려 경쟁기업에 넘기는 산업스파이"...
우리은행 직원의 4백억원 횡령사건은 신뢰를 생명으로하는 보수적인 샐러리맨의 대명사인 은행 직원들마저 조직에 대한 충성이나 고객에 대한 배려는 뒷전인 채 "한탕주의"에 물들어있다는 것을 보여준 상징적인 금융사고다.
외환위기 이후 상시 구조조정시대를 맞으면서 "언제 잘릴지 모르는데 기회가 닿으면 챙기고 보자"는 직장인들의 모럴헤저드(도덕적 해이)가 확산되면서 기업내부비리사건이 빈발하는 추세다.
갈수록 수법도 교묘해지고 피해금액도 커지고 있지만 해당 금융기관과 기업들은 효과적인 예방책을 찾지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회사 공금이 '쌈짓돈'
우리은행 직원들의 4백억원 횡령사건은 회삿돈을 관리하는 직원들이 저지른 모럴 해저드의 전형이다.
이번 사건 용의자는 신용카드사업부문 종합기획부 박모 과장(36)과 자금부 오모 대리(32).
이들은 작년 12월부터 지난달 30일까지 4개월간 회사 자금 4백억원을 몰래 빼내 주식 투자를 하다 해외로 도피한 상태다.
경찰은 이들이 우리신용카드의 경영이 부실화하면서 자신들의 장래가 불안해지자 한몫 챙기려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이날 의약품을 제조·수입하는 H사 재정과장 조모씨(36)는 회삿돈 28억원을 빼돌려 주식 투자 실패로 인한 손해를 메우려다 검찰에 적발됐다.
작년 11월에는 현대중공업 벨기에 법인 관리과장인 박모씨가 업무상 보관하고 있던 회사 자금 10만유로를 국내 계좌로 입금시켜 빼돌리고,물품대금 청구서를 위조해 80여억원 상당의 공금을 챙긴 혐의로 구속됐다.
◆고객 신용정보 빼돌려 돈벌이
고객 신용정보 및 개인정보를 이용해 돈벌이에 나선 비리사건도 부지기수다.
이들 사건은 기업 신뢰도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더욱 골칫거리다.
작년 3월 카드사 모집인인 이모씨(29)는 신용정보사 직원 김모씨(34)와 카드사 직원 윤모씨(32) 등과 짜고 신용카드 7백여장의 정보를 빼낸 뒤,이 중 58명의 카드를 이용해 카드깡 방식으로 총 1억2천여만원을 챙기다 구속됐다.
최근에는 금융회사 직원들로부터 고객 신용정보를 빼돌린 뒤 이를 이용해 인터넷 게임사이트에서 사용하는 사이버 머니를 만들어 팔려던 주모씨 등 4명이 검찰에 적발됐다.
여기에는 S캐피탈 강서출장소 상담사 이모씨와 K생명 강서영업소 보험설계사 오모씨 등 금융회사 직원들이 가담,자신들이 관리하는 고객 9백27명의 신용정보를 빼돌린 것으로 밝혀졌다.
◆첨단기술 노리는 산업스파이
산업스파이 문제도 심각하다.
작년 2월 한국알콜산업의 자회사 ㈜이엔에프 테크놀로지(이하 이엔에프) 직원 3명이 이전에 근무하던 회사의 핵심 기술을 빼돌린 혐의로 검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경기도 화성 D사 연구실에서 5∼8년 동안 근무하다 이엔에프로 옮기면서 스톡옵션과 높은 연봉을 조건으로 D사가 개발한 첨단 반도체 기술을 빼돌렸다.
코스닥 등록업체인 S반도체 부사장이던 일본인 K씨도 경쟁업체로 옮기면서 회사의 핵심 기술인 백색 발광다이오드(LED) 기술 자료를 빼낸 혐의로 최근 구속됐다.
국가정보원이 지난해 적발한 산업스파이로 인한 예상 피해액은 총 14억원에 달한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
우리은행 직원의 4백억원 횡령사건은 신뢰를 생명으로하는 보수적인 샐러리맨의 대명사인 은행 직원들마저 조직에 대한 충성이나 고객에 대한 배려는 뒷전인 채 "한탕주의"에 물들어있다는 것을 보여준 상징적인 금융사고다.
외환위기 이후 상시 구조조정시대를 맞으면서 "언제 잘릴지 모르는데 기회가 닿으면 챙기고 보자"는 직장인들의 모럴헤저드(도덕적 해이)가 확산되면서 기업내부비리사건이 빈발하는 추세다.
갈수록 수법도 교묘해지고 피해금액도 커지고 있지만 해당 금융기관과 기업들은 효과적인 예방책을 찾지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회사 공금이 '쌈짓돈'
우리은행 직원들의 4백억원 횡령사건은 회삿돈을 관리하는 직원들이 저지른 모럴 해저드의 전형이다.
이번 사건 용의자는 신용카드사업부문 종합기획부 박모 과장(36)과 자금부 오모 대리(32).
이들은 작년 12월부터 지난달 30일까지 4개월간 회사 자금 4백억원을 몰래 빼내 주식 투자를 하다 해외로 도피한 상태다.
경찰은 이들이 우리신용카드의 경영이 부실화하면서 자신들의 장래가 불안해지자 한몫 챙기려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이날 의약품을 제조·수입하는 H사 재정과장 조모씨(36)는 회삿돈 28억원을 빼돌려 주식 투자 실패로 인한 손해를 메우려다 검찰에 적발됐다.
작년 11월에는 현대중공업 벨기에 법인 관리과장인 박모씨가 업무상 보관하고 있던 회사 자금 10만유로를 국내 계좌로 입금시켜 빼돌리고,물품대금 청구서를 위조해 80여억원 상당의 공금을 챙긴 혐의로 구속됐다.
◆고객 신용정보 빼돌려 돈벌이
고객 신용정보 및 개인정보를 이용해 돈벌이에 나선 비리사건도 부지기수다.
이들 사건은 기업 신뢰도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더욱 골칫거리다.
작년 3월 카드사 모집인인 이모씨(29)는 신용정보사 직원 김모씨(34)와 카드사 직원 윤모씨(32) 등과 짜고 신용카드 7백여장의 정보를 빼낸 뒤,이 중 58명의 카드를 이용해 카드깡 방식으로 총 1억2천여만원을 챙기다 구속됐다.
최근에는 금융회사 직원들로부터 고객 신용정보를 빼돌린 뒤 이를 이용해 인터넷 게임사이트에서 사용하는 사이버 머니를 만들어 팔려던 주모씨 등 4명이 검찰에 적발됐다.
여기에는 S캐피탈 강서출장소 상담사 이모씨와 K생명 강서영업소 보험설계사 오모씨 등 금융회사 직원들이 가담,자신들이 관리하는 고객 9백27명의 신용정보를 빼돌린 것으로 밝혀졌다.
◆첨단기술 노리는 산업스파이
산업스파이 문제도 심각하다.
작년 2월 한국알콜산업의 자회사 ㈜이엔에프 테크놀로지(이하 이엔에프) 직원 3명이 이전에 근무하던 회사의 핵심 기술을 빼돌린 혐의로 검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경기도 화성 D사 연구실에서 5∼8년 동안 근무하다 이엔에프로 옮기면서 스톡옵션과 높은 연봉을 조건으로 D사가 개발한 첨단 반도체 기술을 빼돌렸다.
코스닥 등록업체인 S반도체 부사장이던 일본인 K씨도 경쟁업체로 옮기면서 회사의 핵심 기술인 백색 발광다이오드(LED) 기술 자료를 빼낸 혐의로 최근 구속됐다.
국가정보원이 지난해 적발한 산업스파이로 인한 예상 피해액은 총 14억원에 달한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