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중반을 맞아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의 '노인폄하발언'과 '박근혜 바람'등으로 선거판세에 변화가 일면서 여야 각당이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수도권 선거를 겨냥,정책대결을 주도해 나간다는 방침이고 민주당은 호남지지세 회복을 토대로 수도권에 선택과 집중전략을 구사하기로 했다. 열린우리당은 탄핵문제를 재점화,선거구도를 민주대 반민주로 끌고간다는 계산이다. ◆한나라당=선거전 중·후반부터 최대 격전장이 될 수도권에 당력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대구·경북 지역은 이미 예전 지지세를 회복했고 부산·경남지역에서도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수도권의 경우도 경합지역이 늘어나는 등 상승 추이를 타고 있다는 게 자체 분석이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정책대결을 주도,공세적으로 총선전략을 전환키로 했다. '거여 견제론'과 국정 심판론 등 기존의 양대 이슈를 강조하면서 다른 당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킨다는 것이다. 박세일 선대위원장은 "이번 총선은 정책선거로 치러져야 한다"며 "국민들이 각 당의 정책적 차별성을 알고 투표장에 가야 하는 만큼 각당 선대위원장 TV토론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민주당=한·민 공조에 대한 철저한 자성 등 몸낮추기 전략을 통해 오랜 지지기반이었던 호남표를 재결집시키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추미애 위원장의 2박3일간에 걸친 광주도심 '3보1배'가 대표적 사례다. 특히 민주당은 수도권과 강원 등에서는 당선 가능성이 있는 일부지역을 전략지역으로 선정,집중 지원하는 이른바 '선택과 집중'방식을 택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장성민 선거기획단장은 "추 위원장의 집중 공략지는 호남이 될 것"이라며 "서울과 강원 지역에서는 전략지역을 선정,지원 유세와 함께 특화된 지역 정책공약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은 수도권 표심을 겨냥,행정수도 충청권 이전문제에 대해 대안을 제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열린우리당='민생안정'을 총선구호의 맨 앞에 내세웠던 열린우리당은 야당에 대한 '탄핵책임론'을 다시 꺼내들었다. 최근 한나라당 지지세의 부상이 심상치 않은 데다 정 의장의 '노인폄하 발언'까지 겹치면서 수세에 몰리자 이를 타개할 대책으로 '민주 대 반민주' 구도를 택한 것이다. 정 의장이 5일 기자회견에서 한나라당을 향해 탄핵철회를 다시 요구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특히 지도부는 당분간 한나라당의 추격세가 거세지고 있는 영남권에 총력을 경주할 계획이다. 민병두 총선기획단장은 "수도권에서 몇석을 잃더라도 TK에서는 몇 석이라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창·박해영·김동욱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