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의 여심을 잡아라.' 다국적 기업들이 급성장하는 중국의 화장품 시장 선점을 위해 합작사의 중국측 지분을 사들이거나 토종 브랜드를 인수하는 공격적인 경영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의 화장품 산업이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고 신화통신이 4일 보도했다. 미국의 화장품 회사인 아본은 최근 합작사의 중국측 파트너인 마슨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 20%를 5천만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이로써 아본은 5천5백여개의 중국내 판매망을 독자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됐다. 안드리아 정 아본 회장은 "수년내 중국내 판매망을 5백여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세계 1위 화장품 회사인 로레알은 작년 말 중국 3대 토종 화장품 브랜드로 꼽히는 미니너스를 인수하면서 이 회사의 28만개 판매망도 동시에 확보했다. 이후 위에사이라는 중국 화장품 브랜드도 이를 먼저 사들였던 다른 프랑스업체로부터 인수했다. 97년 중국에 진출한 로레알은 고급 일변도의 브랜드 이미지 때문에 성장단계에 있는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시장 선도자의 입지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로레알은 지난해 처음으로 중국사업에서 흑자를 기록했다. 중화전국공상업연합회 미용산업위원회 뤄시에롱 주임은 "미국의 P&G와 일본의 시세이도도 로레알의 뒤를 따를 것으로 보여 다른 중국 브랜드도 비슷한 운명에 처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에서는 3천7백여개의 화장품 회사들이 2만여종의 화장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대부분 중소기업들이다. 중국의 화장품 시장은 경제 개혁개방 직후인 지난 1982년 2억위안(2백80억원)에서 지난해에는 5백20억위안(7조2천8백억원)으로 2백60배 성장했다. 화장품과 미용실 등을 아우르는 '미용경제'는 소득수준이 올라가면서 부동산 자동차 여행에 이어 4대 소비영역으로 부상했다고 신화통신이 분석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