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지난달 23일 '2003년 국민계정(잠정치)'을 발표했다. 국민계정에는 지난해의 국내총생산(GDP) 국민소득(GNI) 등 각종 주요 경제지표들이 포함돼 있다. 국민계정을 볼 때 주의할 점은 '명목(nominal)'과 '실질(real)'의 개념을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명목지표는 해당 연도의 가격을 기준으로 산출된 것들이다. 반면 실질지표는 통계조사를 통해 산출된 명목 지표를 기준 연도의 가격으로 환산한 것이다. 예컨대 어떤 사람이 2000년도에 1백만원의 월급을 받고 있고,기준 연도인 95년에 비해 물가가 20% 정도 올랐다고 가정해 보자. 이 경우 그의 명목임금은 1백만원이다. 반면 실질임금은 명목임금 1백만원을 물가상승률 20%로 나눠서 계산해야 한다. 95년 물가를 100으로 볼 때 이 사람의 2000년 실질임금은 약 83만원(1백만원/1백20%) 정도가 된다. 국민계정에 포함된 지표들은 상당수가 명목지표다. 예를 들어 '소득 2만달러'라고 할 때 1인당 국민소득은 명목지표다. 또 국가간 경제규모를 비교할 때에도 명목 GDP를 쓴다. 반면 GDP나 GNI의 변화정도를 나타내는 성장률은 실질지표로 산출한다. 단순한 가격상승에 따른 변화를 제거하기 위해서다. 예를 들어 지난해 GDP성장률이 3.1%라는 것은 실질 GDP가 전년(2002년)에 비해 그 만큼 늘었다는 얘기다. 실질지표를 산출 할 때에는 항상 비교시점이 되는 기준 연도가 필요하다. 한은은 이번에 국민계정 기준 연도를 1995년에서 2000년으로 변경했다. 이는 앞으로 한은이 발표하는 각종 실질지표들의 기준을 2000년 가격으로 삼겠다는 의미다. 아울러 과거 95년을 기준 연도로 삼아 발표됐던 각종 지표들도 2000년 가격 기준으로 수정했다. 이에 따라 6.3%이던 2002년도 경제성장률이 7.0%로,2001년 경제성장률이 3.1%에서 3.8%로 각각 상향 조정됐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