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과 7.1경제개선관리 조치 이후 북한의 사회주의 체제가 침식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서재진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발표한 논문 '북한의 개인 숭배 및 정치사회화의 효과에 대한 평가연구'에서 "북한은 오랜 경제난의 여파로 체제 전반에걸쳐 침식이 일어나고, 정권 초기부터 건설한 사회주의 체제 원형이 허물어지면서비사회주의가 확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 연구위원은 사회주의 체제의 침식 현상으로 김정일 우상화에 대한 주민들의부정적 시각, 군 입대 기피, 패배주의 확산, 개인의 상행위, 집단주의 붕괴에 따른개인주의 성행 등을 지적했다. 북한 주민들은 과거 당과 수령에 충성하면 생계가 보장됐기 때문에 충성을 최고의 가치로 여겼으나 경제난으로 정부가 개인의 생활을 책임질 수 없게 되고 식량 배급제마저 폐지되면서 지난 반세기 동안 구축한 우상화가 무너져 내리고 있다고 그는말했다. 특히 김일성 사후 북한주민들 사이에 신적 존재였던 김일성과 김정일을 비교하는 의식이 나타나 현재의 경제난과 정치적 불안을 모두 김정일의 과오로 인식, 김정일에 대한 평가가 매우 부정적이라고 서 연구위원은 덧붙였다. 서 연구위원은 이어 "북한 사회에 돈이 권력을 대체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청년들이 입당과 출세의 관문이던 군 입대를 기피하고, 입당 보다장사를 해 돈을 버는 것을 더 가치 있는 것으로 여기는 등 의식의 변화가 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사회주의는 장사하지 않고 배급타는 제도, 비사회주의는 장사해서 먹고 사는 제도"라고 인식해온 주민들이 이제는 장사를 해야만 먹고 살 수 있는 현실에 봉착하면서 "사회주의는 실패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며 북한의 체제 침식과 주민들의 의식변화는 역행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상환 기자 ki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