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연방법원이 회사 경영진들에 대한 과도한 스톡옵션 제공을 불법으로 판결,경영성과급 등 미국식 시스템을 도입하려 했던 독일 기업들이 하나둘씩 계획을 철회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4일 "독일의 대표적 자동차 메이커인 다임러크라이슬러가 스톡옵션 제도를 실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이에 앞서 지난 주말 연방법원은 "최고경영진에 대한 과도한 스톡옵션 제공이 경영의 투명성과 주주 이익을 해칠 가능성이 있다"고 판시했다. 그동안 다임러크라이슬러는 독일에 미국식 기업지배구조를 전파하는 첨병 역할을 자임해 왔다. 그러나 다임러크라이슬러 경영진들이 받는 거액의 상여금에 비해 기업실적은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며 소액주주들이 소송을 제기,경영성과급 등 미국식 시스템 도입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소액주주 단체인 독일증권투자자 보호협회는 "기업가치 하락에도 불구하고 경영진 보수를 대폭 올리는 미국식 지배구조에는 반대한다"며 "도이체텔레콤 등 다른 기업들에 대해서도 경영성과급 도입을 철회토록 압력을 행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보호협회는 또 향후 수주일간 잇따라 열릴 주요 대기업 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 권리를 보호하고 경영상 문제점을 따지기 위한 적극적인 활동을 벌일 것이라고 다짐했다. 주총에서는 특히 구체적인 항목별로 최고경영자의 총 연봉을 따져 묻겠다고 덧붙였다. 독일 증시에서 주가지수 DAX30에 편입된 기업 중 경영진 보수를 구체적으로 공개하고 있는 업체는 바이엘 코메르츠방크 도이체방크 등 10개사에 불과하다. 한편 독일 법무부는 과도한 경영진 보수를 간접 제한하기 위한 방법으로 '경영진 임금 공개 의무화' 등을 골자로 한 법률안을 마련 중이라고 공영 ARD방송이 전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