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한국개발연구원(KDI), 삼성경제연구소등 주요 경기예측기관들이 올해 거시경제 전망에 대한 수정 작업에 들어갔으며, 성장률 전망은 당초 제시된 5%대 초반보다 높아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 1/4분기도 수출 호조가 지속되고 경상수지 흑자폭도 예상보다 커지면서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IT분야와 전통 수출품목인 자동차, 선박, 가전 분야의 강세가 예상되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내수경기도 살아날 것으로 기대되는 등 긍정적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국내외 상황을 보면 이런 낙관론이 아직은 현실과의 괴리감이 있다는 것이 많은 관계자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내수침체의 장기화 현상, 국제 원자재와 석유 가격의 고공행진 등으로 인한 물가 압력과 채산성 악화, 국가간 FTA 협정에 따른 신 무역장벽, 중국의 급속한 시장잠식 등 시급히 해결해야 할 숙제 또한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중기청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지속된 경기침체와 각종 불확실성의 증대로 IMF 사태가 발생한 다음해인 98년(978건) 이후 중소제조업의 창업이 가장 저조한 실적이라고 한다.


인건비 상승과 노사문제, 공장설립에 따른 각종 규제제도, 극심한 내수침체, 물류비용의 증가 등 제반 문제로 운영의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국내보다는 중국이나 동남아시아를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지는 추세로 창업은 물론 설립된 공장의 이전까지 추진하는 사례가 늘어 자칫 국내 제조업의 공동화현상까지 나타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는 정부가 추진 중인 차세대 10대 성장산업의 기반을 잃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며, 이로 인해 신기술에 의해 개발된 국가전략제품의 생산 이익이나 파급효과에 따른 반사이익을 국내경기에 반영하지 못하는 실수를 범할 우려가 있다.


특히 최근 사회문제화 되고 있는 실업자문제의 고착화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중소제조업을 살릴 수 있는 방안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런 연유에서 차세대 성장동력원의 근간을 이룰 국내 제조업의 실태파악과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기술개발에 주력하며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기업들의 현주소를 들여다보는 것은 21세기 국가발전을 가늠하는 잣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철판물, 금형을 전문으로 하는 (주)현대금속과, 정밀기계의 본고장인 일본에 절삭기계를 생산, 수출하고 있는 (주)명진산업, 그리고 반도체 생산공정의 폐수처리 설비를 생산 청정환경을 선도하는 (주)디엠푸어텍, 식품기계를 생산하는 대륙주식회사와 삼우테크, 수출효자 품목인 IT분야의 이동통신 액정이나 LED 전광판을 생산하는 (주)다이아벨과 (주)새암테크 등 성공적 모델로 자리 잡고 있는 중소제조기업 들의 자생력이 기간산업의 뿌리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고 있으며, IMF라는 국가 위기로 부도 후 대표를 포함한 전임직원의 눈물겨운 노력으로 회생한 포장기계 제조사인 한도산업의 사례는 주목받아야 할 충분한 이유가 된다.


OECD 가입 후 정부지원책은 국한된 분야에 한정될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감안할 때, 더욱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기업 스스로의 자구노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기술개발과 생산능률을 높이는 것만큼이나 마케팅 강화가 중요해진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선진경영기법을 도입, 마케팅 능력을 키우는 것이 현 시점에서 매우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중소기업들이 아직 이를 인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강조하는 (주)청보경영컨설팅의 관계자 말처럼 우수한 기술력만큼이나 영업력강화 방안도 기업 경쟁력을 가늠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좋은 제품을 만들어놓고도 판매가 부진해 도산하는 중소기업들이 많은 이유도 마케팅을 소홀히 하는 현실에서 비롯된다.


특히 내수경기침체에 따른 타개책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적극적인 틈새시장공략과 영업망 확충, 제품 및 기업이미지 강화전략도 늦출 수 없는 선결 과제이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 초저가 브랜드정책을 추구하며 화장품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주)인터코텍의 마케팅 전략은 불황타개를 위한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으며, (주)하이진아이엔씨의 화장실청소용품의 전문적 유통시스템이나 모자의 고급화를 통해 세계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주)청림인터내셔날, 그리고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과 개인의 맞춤 프로그램을 겨냥한 세리컴퓨터와 고려전산의 회계프로그램 전문화 전략은 중소기업이란 한계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시장흐름 파악과, 고객의 다양성을 수용할 수 있는 대응력, 내실경영을 통한 위기대응 능력 등을 갖춰야 하는 본보기를 보여주고 있다.


21세기가 요구하는 기업은 치열한 경쟁에서 스스로 살아남을 수 있는 자생력을 갖추기를 원하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