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표경선을 이틀 앞둔 21일 한나라당 내에서 대통령 탄핵 철회에 대한 의견이 공식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대표경선 주자인 김문수 후보와 수도권 지역구 공천자들은 이날 "탄핵안 철회까지 포함해 국민의 뜻을 수용해야 한다"며 본격 공론화에 나섰고,이에 최병렬 대표 등 당 지도부는 "탄핵 철회론자들은 당을 떠나야 할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탄핵철회론 논란=수도권 원내외 공천자들은 이날 서울 여의도 한강둔치 '천막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탄핵소추 과정은 물론 사후에도 국민의 이해를 충분히 수렴하지 못했다"며 대국민 사과를 촉구했다. 이들은 27명이 서명한 공동성명을 통해 "탄핵소추에 대한 사후 처리는 국민 여론과 사회 각계 원로의 의견 수렴을 통해 결정해야 한다"며 23일 새로 선출될 당 대표에게 사실상 탄핵안 철회를 주문했다. 이들은 또 "무능하고 부패한 16대 국회에 대한 반성 차원에서 국회의원을 총사퇴하고,의원회관 철수,세비 반납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최병렬 대표는 "옳다고 생각해서 탄핵안을 처리했는데,어렵다고 해서 신념과 정체성을 움직인다면 정당으로서의 의미를 상실한 것"이라며 "탄핵 철회를 주장하는 사람은 당을 궁지로 몰아넣지 말고 당을 떠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최 대표는 이어 "나라를 위해 노 대통령 스스로 정리를 해주는 게 본인과 국가를 위해 좋은 것으로 본다"며 노 대통령의 자진 하야를 요구했다. ◆TV토론 '설전'=당 대표경선 후보들은 이날 KBS 심야토론 등을 통해 탄핵 철회에 대한 자신들의 입장을 밝혔다. 김문수 후보는 "국민은 야당이 통과시킨 탄핵에 대해 반대한다"며 "정치인은 국민의 뜻을 따라야 하고,그런 차원에서 당론과 다른 탄핵 철회를 검토해야 한다는 발언을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국민 사과도 할 수 있다"며 수도권 소장파 의원들의 주장에 동조했다. 이에 홍사덕 후보는 "탄핵과 관련해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기다리는 것"이라며 탄핵 철회에 반대했다. 그는 또 "헌재의 판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가 난무하는데 촛불시위가 바로 그것"이라며 비판했다. 박근혜 후보는 "많은 국민들이 한나라당은 뭘 잘했다고 탄핵하느냐라고 비판한다"며 "그 점에서는 반성하지만 정당은 소신을 갖고 한 행동에 대해선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철회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진 후보는 "탄핵은 불행한 일이지만,이제 남은 일은 한국 민주주의를 성숙시키기 위해 국민에게 차분한 논리로 탄핵의 불가피성을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고,권오을 후보는 "탄핵 직전에 있었던 노 대통령의 기자회견으로 탄핵은 불가피했다"라며 철회론을 일축했다. 김형배·홍영식 기자 k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