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은 최근 열린 창립 35주년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영학도에게 엔지니어링을 가르치는 것보다 엔지니어에게 경영학을 공부시키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심이택 부회장,이종희 총괄사장 등을 거명하면서 "우리 회사에선 엔지니어 출신이 아니면 경영자가 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산업공학과,심 부회장은 화공과 출신이며 이종희 사장은 경영학과를 졸업했으나 대한항공에 들어와 대부분을 정비 부문에서 일해 사내에서 '이공계 CEO'로 통한다. 대부분이 이공계 출신인 대한항공 임원들에게 경영 마인드를 불어넣겠다는 조양호 회장의 경영철학은 '전 임원의 MBA화 선언'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대한항공 임원 29명은 22일 서울대학교 MBA 과정에 입교한다. 지난해 이 과정을 이수한 상무보급 임원 30명에 이어 두 번째다. 이렇게 되면 전체 임원 93명의 63%가 MBA 교육을 받게 되는 셈이다. 대한항공은 2∼3년 안에 전 임원의 MBA화를 달성할 계획이다. 지난해 입교해 4개월간 '고강도' MBA과정을 밟았던 임원들이 알찬 프로그램이라고 평가하면서 수강 열풍이 불고 있다고 대한항공측은 밝혔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