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전시회를 갖고 있는 가다 아메르(42),수 윌리엄스(50),쉬라제 후쉬아리(49) 등 3인은 뉴욕 런던 등 국제 미술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여성작가들이다. 현대미술의 특징 중 하나인 문화의 혼성을 페미니즘적인 관점에서 접근해 추상화된 이미지로 보여준다는 점이 공통점이다. 카이로 출신으로 프랑스에서 활동 중인 아메르는 만화 같은 형상들을 붓 대신 실로 캔버스를 꿰매는 이색적인 작업을 하는 작가다. 포르노 잡지에 나오는 모델들의 이미지를 자수로 표현하고 아크릴 액체를 뿌려 마무리한다. 포르노 잡지 모델들뿐 아니라 보수적인 이슬람 사회에서 억압받고 살아가는 여성들의 상처를 예술로 승화시키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제48회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유네스코상을 수상했고 부산 비엔날레와 광주 비엔날레에도 참가했다. 이란에서 태어난 후쉬아리는 런던에서 활동하고 있다. 동양의 신비주의,특히 수피교(Sufism)를 바탕으로 서구의 미니멀리즘에 가까운 작업을 보여준다. 서체를 지우거나 색으로 가리고 보이는 형상을 슬쩍 보이지 않게 하는 등 행위의 흔적을 담아내는 추상화다. 미국 작가인 윌리엄스는 주황 분홍 녹색 등 유기적인 곡선을 반복적으로 이용해 신체의 특정 부위를 연상시키는 작품들을 출품했다. 화면 전체에서 구불거리는 선들로 이루어진 추상적 형체들은 관객들로 하여금 특정 신체 부위를 떠올리게 하며 밝은 색채와 움직이는 듯한 형상은 경쾌함을 자아낸다. 4월23일까지.(02)735-8449 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