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직도 이방인으로 보입니까.' 외국계 생명보험회사의 외국인 CEO(최고경영자)들이 직원들과의 벽을 허무는 데 앞장서며 '열린 경영'에 적극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AIG생명의 트레버 불 사장은 본인의 이름을 따서 만든 'AIG Bull Cup 전국 축구대회'를 오는 5월 개최할 예정이다. 당초 영업 현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영업 인력들을 격려하기 위해 기획됐지만 호응도가 높아 본사 임직원들도 합류하는 행사로 규모가 커졌다. 회사측은 매년 이 대회를 열기로 했으며 현재 영업 개발부와 인사부 등에서 예선전을 치를 팀을 짜고 있다. 전 지점과 본사 여직원으로만 구성된 여성축구시합도 구상 중이다. 영국인인 불 사장은 축구광이자 선수 뺨칠 정도의 축구실력을 자랑하고 있다. PCA생명의 마이크 비숍 사장은 지난 1월 말 직원들에게 "앞으로 사장이라고 부르지 말고 마이크 또는 미스터 비숍으로 불러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그는 다른 경영진에 대해서도 이같이 편한 호칭을 사용하자고 제안했다. 비숍 사장은 "호칭 변화가 자연스러워지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이는 덜 계급적이며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수평적 문화형성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백여명의 직원을 한 자리에 모아놓고 경영실적을 공개하는 '파격'도 보여주고 있다. 작년 8월 부임한 프랭크 르빈 알리안츠생명 사장은 매주 두 차례 직원들과 점심을 함께 한다. 과장급 이하 직원들이 참여하는 이 모임을 통해 직원들은 경영현안은 물론 가족사항 취미활동 등 개인적인 분야에 관해서도 르빈 사장과 자유롭게 대화를 나눈다. 르빈 사장은 또 중요사항이 있을 때마다 수시로 '층별 미팅'을 개최하고 있다. 직접 본사의 각 층 부서를 방문,반원(半圓)형태로 모여 직원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건의사항을 청취한다. 토박이 못지 않게 유창한 한국어 실력을 자랑하는 스튜어트 솔로몬 메트라이프생명 사장은 분기에 한 번씩 직원들을 본사(서울 강남) 인근의 호프집으로 초청,맥주파티를 열고 스스럼없는 대화를 나눈다. 또 직급별 간담회도 수시로 개최한다. 그는 인사팀에 카운슬러를 특별히 배치하고 직원들의 의견이나 고충을 수렴,경영에 반영하거나 손수 해결해주는 성의도 보인다. 이성태 기자 ste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