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을 맡아 첫 평의를 진행 중인 헌법재판소는 보안에 철저히 신경쓰면서도 심리절차 등 사건관련 내부 논의는 지체없이 진행했다. 역사적인 첫 평의가 열린 18일 오전 10시께 9명의 재판관들은 탄핵심판이라는사건의 `무게감'을 느끼는 듯 다소 긴장된 표정으로 청사 3층 재판관 회의실로 속속찾아들었다. 재판부가 들어간 뒤 회의실 문은 철저한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는 평의의 보안상황을 말해주듯 굳게 닫혔으며 재판관 외 출입이 전면 통제된 3층 전체에는 엄숙한기운과 분위기가 감돌았다. 점심시간에도 재판관들은 구내에 따로 마련된 전용식당에서 식사를 했으며, 수시로 직원을 시켜 취재진들이 여전히 식당 밖에서 `대기'하고 있는지를 체크하는 등보안에 무척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반면 이토록 숙연한 분위기 속에서도 재판관들은 사안의 경과를 지켜보는 국민의 눈을 의식해서인지 사건관련 논의는 막힘없이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평의는 비공개 자유토론 방식으로 진행돼 다양한 의견들 간에 접점을 찾지못했을 수 있고 탄핵심판 외에도 다른 사건들이 안건으로 올라와 있었기 때문에 장시간의 회의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예상이 유력했다. 그러나 윤영철 소장은 이날 점심시간에 이미 취재진들에게 "오는 30일로 변론기일을 정하고 대통령 및 소추위원을 부를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평의의 의사진행속도는 빨랐다. 속도가 붙은 평의는 취재진의 예상을 깨고 오후 4시께 끝났고, 이 소식을 들은취재진이 급히 회의실 근처로 달려갔을 때 재판관들은 벌써 집무실로 돌아간 뒤였다. 헌재 관계자는 곧바로 브리핑을 열고 "오는 30일 오후 2시 대심판정에서 열리는변론에 출석하라는 요구서를 양 당사자측에 오늘 중 바로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브리핑 직후 "노 대통령이 2차 변론 기일에도 불출석하고 대리인만 나오면 어떻게 진행되나", "다음주 목요일에도 평의가 열리나"등 여러 질문이 쇄도했으나 이 관계자는 "전 평의 결과만 알 수 있지 아직 확정되지 않은 내용은 모릅니다"라는 말만거듭했다. (서울=연합뉴스) 안희 기자 prayer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