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으로 일본기업의 독무대였던 동남아시아중.고급 가전시장에서 한국 업체들이 일본 메이커를 제치고 잇따라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18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위기감을 느낀 일본기업들이 한국기업의 전략을 모방해 시장 탈환을추진하고 있지만 한국기업들은 일본기업의 역습뿐만 아니라 중국 메이커가 절반값에시장을 공략해올 경우까지 대비해 가격경쟁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방안을 추진하고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아사히에 따르면 태국 세탁기 시장의 업체별 시장점유율은 99년에만 해도 1위히타치(日立)제작소, 2위 마쓰시타(松下)전기, 3위 LG전자의 순이었으나 작년 4-9월에는 1위 LG전자, 2위 삼성전자, 3위 히타치로 바뀌었다. 컬러TV 시장 점유율도 같은 기간 1위였던 마쓰시타의 자리를 삼성전자가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컬러TV와 DVD재생기 등 6개 품목에서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있으며 LG전자는 세탁기 외에 전자레인지와 PC용 액정모니터 등 3개 품목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LG전자 중형 세탁기의 경우 판매가격도 1만9천바트(약 33만원)로 일제와 거의같은 수준. 접시 5개와 세제세트를 끼워주는 정도의 차이밖에 없다. 영국계 슈퍼 테스코 태국법인의 가전판매책임자인 다롱은 "세탁기는 일제보다한국제가 성능이 좋다고 생각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세탁기 시장에서도 한국 가전메이커의 시장 점유율은 40%에 육박하고있으며 말레이시아에서도 세탁기와 냉장고 시장점유율 만년 1위업체인 마쓰시타의지위가 위협받고 있다. 아사히는 태국의 경우 대형 슈퍼의 가전제품 판매량이 전체 판매량의 절반을 차지한다고 지적하고 한국 메이커들은 대형 슈퍼 등을 집중 공략한 반면 일본 메이커들은 골목점포 개척에 치중한 것도 시장점유율 역전의 한가지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마쓰시타의 경우 "대형 슈퍼에 대한 판매를 강화해 향후 3년 이내에한국업체를 따라 잡는다는 계획"이지만 한국업체는 일본의 역습은 물론 "중국업체가절반값에 시장을 공략해올 경우에 대비해 가격 경쟁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전략을 추진한다는 계획"(LG전자 관계자)이라고 아사히는 덧붙였다. (도쿄=연합뉴스) 이해영특파원 lh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