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쟁 개전 1주년을 사흘 앞두고 바그다드 중심가 카라다 상업 지구에 있는 마운트 레바논 호텔에서 17일 저녁 8시10분(현지시간) 차량 폭탄테러가 발생, 최소 28명이 숨지고 41명이 부상했다고 미군측이 밝혔다. 이번 폭발로 미국, 영국, 이집트 등 많은 외국인들이 투숙 중인 5층짜리 마운트 레바논 호텔과 인근 2층짜리 사무실 빌딩과 바그다드 종합병원 부속건물 및 상점과 가옥 등이 다수 파괴됐다. 사고현장 부근에 있던 차량 8대가 화염에 휩싸였고, 외국 기업인과 언론인들이 묶고 있는 인근 팔레스타인 호텔과 스완 레이크 호텔 건물 일부가 파괴되거나 유리창이 깨졌고, 티그리스강 건너편에 위치한 연합군 임시행정처 등이 입주해 있는 `그린존'에서도 폭발이 느껴질 정도였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연합군 관계자는 영국인 2명도 경상을 입었다고 말했다. 사고현장 부근에는 화염과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는 가운데 미군과 이라크 경찰이 투입되어 경계와 함께 구조작업을 전개하고 있고, 과학수사팀이 현장을 정밀 조사중이다. 사고가 발생한 호텔 인근에 살고 있는 왈리드 모하메드 아브델-마구이드(16)군은 "어둠속에서 거대한 폭발소리가 들리더니 빨간 불꽃이 타올랐다"고 말했다. 사고가 발생한 마운트 레바논 호텔은 미군 등 서방인들이 살거나 근무 중인 연합군 관련 건물이나 사무실을 보호하기 위해 설치된 콘크리트 방벽 등이 설치되지 않아 테러공격의 손쉬운 표적이 되어왔다. 피터 존스 미군중령은 "이번 사건은 차량폭탄 사건으로, 우리는 차안에서 아무것도 발견할 수 없었다"고 말했고, 랠프 베이커 미군 대령은 공격에 이용된 차량에는 러시아제 PE-4 폭탄 1천파운드가 적재돼 있었다고 말했다. 미군측은 이번 폭탄테러가 이라크 내에서 민족 단체 간 내전을 촉진하려는 의도를 가진 테러조직의 소행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마크 키미트 미군 준장은 "이번 사건은 아마도 우리가 추적중인 테러조직으로부터 온 신호로 보이며, 그들은 아직도 이라크에서 테러를 확산시킬 능력을 보유중"이라고 말했고, 랠프 베이커 대령은 "이번 사건은 안사르 알-이슬람 또는 자르카위등이 과거에 저지른 공격과 유사한 점이 있다"고 말했다. 마크 헤틀링 제1공정사단 부사령관은 이번 공격의 배후에 미군에 대한 공격에초점을 맞추고 있는 사담 후세인의 바트당과 연계된 이라크인들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이라크 극단주의자와 이라크에 잠입한 외국 극단주의자들을 추적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사담 후세인 정권을 붕괴시키기 위한 미국 주도의 이라크전 개전 1주년을 사흘 앞두고,특히 지난해 4월9일 미 해병대의 바그다드 진입후 후세인의 청동동상이 끌어내려진 피르두스 광장 뒤쪽에서 발생했고, 17일 오전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가 이라크 새 정부 출범에 유엔의 지원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낸직후 발생했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이번 사건 발생에 앞서 미군과 이라크군은 바그다드시 전역에서 헬리콥터와 장갑차 등을 동원한 가운데 대규모 저항세력 소탕과 불법무기 수색작전을 실시, 마운트 레바논 호텔 인근의 한 주택에서 극단주의자 그룹과 연계된 것으로 보이는 아랍어를 사용하는 2명의 외국인을 체포했으나 이들은 이번 사건의 용의자는 아니라고미군 관계자는 밝혔다.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17일 이번 사건과 관련, "민주주의가 이라크에서 뿌리내리고 있다"며 미국의 대(對)이라크정책에 "후퇴는 없다"고 강조했다.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이라크에서 아직도 무고한 시민을 상대로 한 테러가자행되고 있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이라크 국민이 민주주의와 자유 및 국가안정을향해 나가는데 계속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바그다드.워싱턴 AP.AFP=연합뉴스) a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