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 지상주의가 만연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외적 아름다움에 대한 어느 정도의 관심을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외적인 미에 대한 과도한 집착은 성숙한 인간미와 정상적인 인격 형성에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아요" 대한미용외과학회 회장을 역임하고 있는 심미안의원 부설 코성형 클리닉(www.nose.co.kr)의 정동학 원장은 겉치레가 중시되는 부조리한 현실 속에서 외적 미를 가꾸는 데 매달리는 일부 젊은이들의 세태만을 나무라는 것은 비정상이라고 지적한다. 노력과 능력이 아닌 외모가 사회생활의 성패여부를 가늠 짓는 시대적 상황에서는 오히려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게 그의 분석이다. 특히 여성의 경우 외모가 행.불행을 결정짓는 잣대로 작용하는 현실에서 이른바 '나이프 스타일(knife-style)'을 추구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은 뿌리깊은 남성 중심 문화가 초래한 결과라는 것. 외모에 자신이 없는 정상인이 좀더 아름답게 보이기 위해 성형을 결심하는 것은 개인들이 그 안에서 성장하고 가치관을 형성하는 총체적 문화와 연관된 문제이기 때문에 이를 비난하는 것은 '생긴 대로 살다가 죽어라'는 비아냥거림에 불과하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인하대병원 교수 출신인 정 원장은 이비인후과 전문의면서도 코 성형수술만 고집해 이를 특화한 인물이다. 코 성형을 단순히 콧대만 높여주면 되는 수술이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코 성형은 성형외과의사 사이에서도 '공간건축'으로 표현될 만큼 예술적인 역량을 요구하는 난이도 높은 수술이다. "코는 얼굴에서 가장 돌출 된 부위로 가벼운 외상에도 쉽게 손상될 수 있습니다. 비록 가벼운 충격이라고 할지라도 코의 성장 급소를 다치게 되면 다친 쪽은 더 이상 자라지 않게 되고 반대쪽은 정상적으로 계속 성장해 균형을 잃게 되죠. 코가 휘어지거나 매부리코나 안장코가 생기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때문에 근본적인 치료 및 기능성과 미적인 아름다움을 동시에 찾아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 원장은 최근 성형의 '한류열풍'을 주도하며 뉴스의 초점이 되고 있는 '이슈메이커'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 1월 성형기술을 배우기 위해 단체로 한국에 입국한 대만 성형외과 의사들에게 3박 4일 일정으로 코 성형에 대한 집중교육을 실시한 바 있다. 한국을 찾은 의사들은 대만의 '중국의대병원(China Medical University Hospital)' 교수와 개인의 등 대부분이 성형외과 전문의들이다. 정 원장이 마련한 연수프로그램은 이미 4월 개최 예정인 2회까지 등록이 끝난 상태. 물론 이들도 모두 중국, 일본, 필리핀 등 아시아권 국가의 의사들이 대부분이다. 57년 생인 정 원장은 성동공고를 졸업하고 포항제철에 8년 간 다니다 28세 때 연세대 의대에 입학한 '늦깎이 의학도'로 화제를 모았던 인물이다. 그는 "성형외과 전문의가 아니면 성형수술을 못한다'는 식의 논리는 설득력을 얻지 못한다"며 "코 성형의 경우 기능적인 교정도 생각해야 하므로 코의 구조와 기능을 잘 파악하는 이비인후과 의사가 오히려 유리할 수 있는 분야"라고 말했다. 미용수술은 '무슨 과'가 잘하는 것이 아니라 '누가' 잘하는 것이냐가 중요하다는 것. 인하대학에서 7년여를 봉직한 후에 지난 2002년 심미안 의원을 개원한 정 원장은 외국의 예처럼 안과에서 안성형, 피부과에서 피부미용을 담당하듯이 이비인후과에서의 코성형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전세계 피어싱 시장의 70%를 점유하고있는 미국의 스투덱스사의 독점공급권을 받은 정 원장은 오는 5월부터 의료법에 의거, 국내의원 최초로 피어싱을 시술할 예정이다. (02)523-3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