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 이후 전세계적으로 반미(反美)주의가 한층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계 여론조사기관 퓨(Pew)리서치센터는 16일 미국 프랑스 독일 영국 러시아 파키스탄 터키 요르단 모로코 등 9개국에서 각각 5백명을 대상으로 전화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슬람권은 물론 서방국가에서도 미국에 대한 지지율이 크게 떨어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 국민들의 절반 이상은 전쟁이 끝난 뒤 미국에 대해 '더욱 불신하게 됐다'고 답했다. 독일 국민의 경우 82%가 '불신한다'고 응답,'신뢰한다(10%)'는 답변을 압도적으로 눌렀다. 프랑스 러시아 터키 등에서도 미국을 '불신한다'는 대답이 '신뢰한다'보다 8∼10배 이상 많았다. 미국의 우방국 영국에서조차 불신한다(58%)는 비율이 신뢰한다(24%)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이라크전에 대한 미국내 지지율 역시 60%로,종전이 선언된 지난해 5월보다 14%포인트 떨어졌다. 영국인들의 이라크전 지지율도 43%로 1년 전보다 18%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전쟁에 반대했던 프랑스 독일 러시아의 반전여론은 여전히 강했다. 자국 정부의 이라크전 반대결정을 지지한다는 응답자가 프랑스의 경우 88%에 달하고,독일과 러시아도 각각 86%와 83%에 이르렀다. 퓨리서치센터는 "대부분의 응답자들은 중동 석유와 세계 지배를 이라크 전쟁의 숨겨진 목적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