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권한대행인 고 건(高 建) 국무총리는 17일 국가보훈처 차장에 배철호(裵哲浩) 전 기획예산처 기획관리실장을, 외교안보연구원장에 한태규(韓泰奎) 전 외교통상부 본부대사를 각각 임명했다. 정찬용(鄭燦龍) 청와대 인사수석은 브리핑에서 "고 건 권한대행이 정부조직법개정에 따라 차관급으로 격상된 국가보훈처 차장과 공석중인 외교안보연구원장을 임명했다"면서 "다만 법제처 차장은 좀더 연구 검토한 후 추후 인선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고 대행의 이번 조치는 비록 차관급이지만 국회의 대통령 탄핵소추안 의결로 대통령 권한대행이 된 이후 첫 인사권 행사여서 주목된다. 정 수석도 브리핑 후 기자들과 만나 "고 대행이 고위급 정무직에 대해 인사권을 행사한 첫 사례"라는 입장을 확인했다. 그러나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게 서면 보고됐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확인하지 않았다. 그는 `청와대 인사추천위 개최 등 종래 인사시스템을 그대로 적용했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렇다"고 말하고 "앞으로도 일상적인 인사는 `루틴하게(일상적으로)'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고 대행은 차관급인 감사원 감사위원, 내달 임기가 만료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운영위원들에 대해서도 인사권을 행사할 것으로 관측된다. 정 수석은 그러나 대통령의 고유권한인 공기업 등 정부산하단체장 인사에 대해서는 "임기가 도래하거나 현저하게 문제가 있는 경우엔 하겠지만 대폭 물갈이는 힘들지 않겠느냐"고 반문하고 "소극적으로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배철호 신임 국가보훈처 차장은 경복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 기획예산처기획관리실장과 새천년민주당 수석전문위원, 기획예산처 재정기획국장을 지냈다. 한태규 신임 외교안보연구원장은 경기고와 서울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주 그리스 대사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 외무부 구주국장을 거쳐 최근까지 외교통상부 본부대사로 지내왔다. (서울=연합뉴스) 조복래기자 cb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