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탄핵안 가결 이후 사흘째를 맞은 15일 주말과 휴일 여론동향을 면밀히 분석하면서 `역풍' 차단에 주력했다. 특히 한나라당은 이번 역풍이 헌정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탄핵이라는 충격에서 비롯된 것인 만큼 어느 정도 냉각기가 필요하다고 보고 강온 양면대응 방침을 정했다. 역풍의 주 요인인 불안심리 불식을 위해 고 건(高 建) 대통령 대행체제에 대한전폭적 지원과 민생.경제 주력방침을 재확인.실천하는 동시에, 탄핵이후 방송 등 일부 언론의 보도방향에 대해서는 국회 문광위 소집 등을 통해 강하게 제동을 걸어 여론반전을 시도한다는 것이다. 최병렬(崔秉烈) 대표는 상임운영위원회의에서 "너무 이 상황에 당황한 나머지과잉반응을 보일 필요도 없고, 차분히 분석적으로 접근하면 (총선까지) 시간의 여유도 있고 하니 얼마든 극복할 수 있다"며 "왜 탄핵을 했는지 등에 대해 차분하게 홍보하고 설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옳은 일을 했음에도 현직 대통령을 끌어내린다는 점만 각인되는등 몇가지 요인 때문에 상당히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다"며 "이렇게 만든데는 그런측면들을 기술적으로 부각시킨 일부 방송의 보도 왜곡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이날 당내 방송대책위를 구성해 탄핵정국에 대응키로 하는 한편 16일 국회 문광위 소집을 추진키로 했다. 홍사덕(洪思德) 원내총무는 "최근 TV의 편파방송은 유신 때도 없었던 극단적인모습"이라며 "지금 이 나라는 대한민국을 살려야겠다는 생각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을 살려야겠다는 두가지 생각이 서로 격렬하게 부딪치는데, 대한민국을 살리는 길에 불퇴전의 각오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권철현(權哲賢) 의원은 "탄핵반대 진영의 흥분이 가라앉기를 기다린 뒤 국민대토론회 등의 기회를 갖고 국민의 이성적 판단을 구해야 한다"며 "특히 고 대행이 국정을 안정적으로 이끌도록 해서 국민을 안심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현 사태를 단순한 언론보도의 탓으로 돌리거나 비상대책위구성 등의 카드로 돌파하려는데 대한 반발기류가 형성되고 있어 탄핵 역풍이 당 내분으로 이어질 소지도 없지 않다. 전재희(全在姬) 상임중앙위원은 "최근 방송에 대해 국민이 공정하다고 말하는지지나치다고 말하는지 귀기울여 들을 필요가 있다"며 "이제는 탄핵에 관한 국민심판은 국민 몫으로 돌리고 1당으로서 신뢰받을 수 있는 자기혁신과 총선압승에 매진할때"라고 말했다. 권철현 의원은 "현 상황에서 비대위를 구성하면 선거가 더 어려워진다"며 비대위 구성에 반대했고, 남경필(南景弼) 의원은 "전대연기도 시간을 최대한 단축시키되이달 26일 이전에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이락기자 choinal@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