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7분대 벽을 넘어 올 시즌 최고 기록에 도전한다. ' 한국 마라톤의 자존심 이봉주(삼성전자), 지영준(코오롱)과 2시간6분대 기록을보유한 윌리엄 킵상(케냐), 거트 타이스(남아프리카공화국) 등 `검은 철각'들이 오는 14일 오전 8시 서울시내 코스에서 열리는 `2004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75회 동아마라톤대회'에서 불꽃튀는 한판 레이스를 펼친다. 남녀 우승자에게 각각 5만달러와 2만달러의 상금이 걸린 이번 레이스에는 아테네올림픽을 앞두고 국내 마라톤 강자들이 상당수 출동하는데다 해외에서 수준급 초청선수들이 대거 출전해 국내는 물론 세계 육상계의 이목을 끌 것으로 기대된다. ◆어떤 건각들 뛰나= 등록선수 99명(남 77, 여 22)과 일반 마스터스 마라토너 1만2천356명(남 1만1천823, 여 533)이 참가하는 가운데 국내 육상계의 관심은 이봉주와 지영준의 맞대결에 쏠려있다. 이번 대회를 위해 중국 쿤밍에서 고지훈련까지 소화한 이봉주는 2시간7분20초의개인 최고기록을 깨고 아테네를 향해 힘차게 발진한다는 전략이다. 생애 31번째 풀코스 완주에 도전하는 이봉주로서는 마지막 마라톤 인생을 아테네올림픽에 건 만큼 최종 수능시험인 이번 대회에서 자신의 최대 약점인 막판 스피드 싸움에서 밀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하는 부담도 안고 있다. 작년 대회에서 남아공의 타이스에게 단 1초 차로 우승을 빼앗긴 지영준은 이봉주의 뒤를 이을 차세대 주자임을 확실히 각인시키기 위해 개인기록(2시간8분43초)경신은 물론 2시간7분대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국내 선수들은 국가별로 3장씩 주어지는 아테네행 티켓 중 출전이 거의 확실시되는 이봉주, 지영준이 가져갈 2장 외에 남은 한장을 놓고 피말리는 승부를 펼칠 전망이다. 2002년 춘천마라톤 챔피언 제인모(구미시청)와 올초 아사히역전대회에서 쾌조의레이스를 펼쳐 보인 유망주 박주영(삼성전자)이 이봉주, 지영준의 아성에 거센 도전장을 냈다. 우승 후보로 거론되는 외국 선수들 중에는 상승세의 킵상과 베테랑 타이스, 96년과 98년 보스턴마라톤 우승에 빛나는 모제스 타누이(케냐)가 단연 돋보인다. 작년 암스테르담마라톤을 제패한 킵상은 날렵한 체구에서 나오는 시원한 주법이인상적이며 2시간6분39초로 작년 세계랭킹 7위 기록을 갖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 타이스는 하락세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도 있지만 이 대회 코스에서 우승한 경험을 무시할 수 없고 역대 랭킹 7위 기록을 보유한 타누이도 레이스 경력에서는 이들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여기에 마라톤 입문 1년 만에 2시간14분대에서 2시간8분대로 진입한 21살 신예삼손 라마디니(탄자니아)의 도전도 만만찮다. ◆올 최고기록 나올까= 새해들어 지구촌에서 열린 마라톤대회 중 최고 기록은지난 7일 일본 비와코마라톤에서 나온 호세 리오스(스페인)의 2시간7분42초. 아직 본격적인 마라톤 시즌이 개막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이번 대회에서 2004년 최고기록이 작성될 가능성이 적지않다. 마라톤 전문가들은 평이한 코스인데다 날씨만 받쳐준다면 2시간6~7분대 기록이불가능하지 않다며 희망을 걸고 있다. 특히 이봉주, 지영준과 킵상, 타이스, 타누이 등이 35㎞ 이후 종반 레이스에서한판 스피드 싸움을 벌인다면 깜짝 놀랄만한 기록이 나올지 모른다는 관측도 나오고있다. 이번 대회 코스는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출발해 남대문, 을지로, 동대문운동장을 거쳐 잠실대교를 건넌 뒤 천호사거리, 길동사거리, 학여울역, 대청역을 돌아잠실주경기장에서 피니시 라인을 끊도록 짜여졌다. ◆여자부도 접전 예고= 여자부에서는 지난 대회 챔피언인 중국의 장수징에게 한국 선수들이 협공 작전을 펴는 양상이다. 작년 세계랭킹 13위의 장수징은 이번 대회에서 2시간20분벽 돌파를 노리고 있고한국은 도시개발공사 트리오 윤선숙, 배해진, 정윤희와 작년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했던 최경희(경기도청)가 7년째 깨지지 않고 있는 권은주의 한국기록(2시간26분12초)경신에 도전장을 냈다. (서울=연합뉴스) 옥철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