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부터는 안방에서 텔레비전을 통해 은행 거래를 할 수 있게 된다. 우리은행 제일은행 등 시중은행들이 TV뱅킹 도입을 서두르고 있기 때문이다. TV뱅킹이란 위성방송 또는 케이블방송을 통한 금융거래 서비스로, 텔레비전 리모컨의 간단한 조작만으로 잔액조회, 자금이체, 지로대금 납부, 금융상품 안내는 물론 홈쇼핑 결제까지 할 수 있는 신개념 지급결제 수단이다.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먼저 TV뱅킹 도입을 추진해온 제일은행은 위성방송 사업자인 스카이라이프와 제휴를 맺었다. 제일은행은 특히 주부와 장년층을 대상으로 한 스카이라이프 제휴 카드를 발급, 자산관리ㆍ부동산ㆍ교육ㆍ연금 등의 정보도 제공할 방침이다. 서비스 초기 화면의 경우 위성방송망을 통해 송수신하고 고객과 은행간 정보는 전화회선을 통해 주고받는 방식이다. 전화회선 방식을 사용할 때 끊김 현상을 없애는 기술 개발이 상용화의 관건이다. 우리은행은 정보통신부의 홈네트워크 시범사업자인 KT컨소시엄과 손잡았다. 고객이 공인인증서가 내장된 스마트카드를 셋톱박스에 삽입한 후 은행과 정보를 주고 받게 된다. 시스템 개발이 완료되면 고객이 TV를 시청하면서 동시에 예금계좌 개설, 거래명세 조회, 자금이체, 공과금 납부, 민원서류 신청 등을 할 수 있게 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장차 기술적인 문제가 해결되고 방송의 디지털화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텔레비전이 휴대폰, 컴퓨터와 함께 중요한 금융채널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도 또다른 홈네트워크 시범사업자인 SKT컨소시엄과 공동으로 TV뱅킹 서비스를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TV뱅킹에 절대적인 역할을 하는 디지털TV 국내 보급 대수가 현재 1백10만대에 그치고 있어 시중은행들이 대거 동참하더라도 당장 대중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한편 TV뱅킹은 최근 들어 유럽을 중심으로 도입이 크게 확산되는 추세다. 프랑스의 경우 크레디아그리콜은행이 지난 98년 위성방송사업자(TRS)를 통한 TV뱅킹을 선보였으며, 영국에선 HSBC은행이 99년 첫 도입했다. 이밖에 스페인 이탈리아 스위스 등에서 일부 은행이 방송사업자들과 제휴를 맺고 실험적인 TV뱅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