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코너] 中 '외국기업 부패척결'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월마트가 요즘 중국언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부정부패가 원인이다.
이 회사는 지난 99년 중국 윈난(雲南)성 쿤밍(昆明)에 진출하면서 담당 관리의 부인에게 10만 위안(약 1천4백50만원)상당의 '선물'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관리는 파면됐고, 작년 12월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중국 언론이 옛날 얘기가 돼버린 월마트 사건을 이제야 보도하는 진정한 목적은 '외자기업 부패 척결'에 있다.
이 사건이 외국기업의 부패를 부각시킬 수 있는 좋은 사례였던 것이다.
각 언론은 '부패, 외국기업 생존의 숨겨진 규칙' '외국기업의 부패 진상' '외국기업, 뇌물로 시장을 산다' 등의 제목을 뽑고 있다.
외국기업 부패와 전쟁이라도 벌일 기세다.
중국 언론들도 지적하고 있듯이 외국기업들이 중국에 진출하면서 관리들과 결탁하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법인설립, 공장 건설, 시장진출 등의 과정에서 담당관리에게 '떡값'을 주면 일이 쉽게 풀린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되는 일도 없고, 안 되는 일도 없다'라는 말이 나온다.
중국언론이 공개한 부패는 현금거래 외에 해당 관리의 자녀 해외유학 지원, 가족 해외여행 알선, 퇴직 후 일자리 보장 등 각양각색이다.
실제로 지난 10년 동안 중국 공안(경찰)당국에 적발된 50만위안(약 7천2백50만원) 이상의 부정부패 사건 중 64%가 외국기업과 연루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언론들은 지금 이 같은 치부를 드러내면서 외국기업의 부패를 정면 공격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중국 기업 사이에도 부패는 있다.
중요한 것은 언론이 외국기업 부패를 거론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중국이 외국 투자기업이라면 쌍수를 들고 환영했던 지난 시절과는 많이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이 그동안 이룩한 경제성장으로 자신감을 갖기 시작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일부 중국언론이 벌이고 있는 '외자기업 부패와의 전쟁'에서 우리나라 기업이라고 예외가 될 수 없다.
우리 기업도 돈으로 '씨(關係)'를 사 무리하게 중국사업을 추진하던 시기가 지났음을 깨달아야할 시점이다.
상하이=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