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시장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들의 은밀한 뇌물수수 관행이 소개돼 화제다. 다국적 기업들은 중국내에서 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하는데 필수적으로 요구되는공무원과의 `관시(關係)'를 맺기위해 교묘한 방법을 총동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KOTRA 광저우(廣州)무역관이 경제전문잡지 환치우차이징(環球財經) 등 현지언론과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다국적기업들이 전하는 뇌물 액수는 중국기업보다 액수도 많고 전달경로도 다양했다. 대표적인 뇌물 전달방법으로는 ▲다국적기업들이 학교에 찬조금을 납부하면 학교는 이를 공무원 자녀에게 장학금 형식으로 전달하거나 ▲공무원 친척과 합작으로기업을 설립한 뒤 자금을 공무원 주머니로 넣어주는 방식 ▲뇌물을 해외은행에 예치한 후 외국에 있는 해당 공무원의 지인을 통해 전달하는 방법 등이 거론됐다. 이밖에 정년퇴직 혹은 사직한 공무원을 다국적 기업의 고문으로 위촉하는 방식과 공무원이 설립한 개인 친목단체에 고액의 회비를 내는 간접 전달방법도 횡행하는것으로 나타났다. 환치우차이징은 중국이 매년 민용항공기와 통신설비, 석유및 천연가스 등을 수입하는 과정에서 최소 수십억달러가 관계 공무원의 개인 호주머니로 흘러들어가고있다고 추정했다. 실제로 중국정부 통계를 보더라도 최근 10년간 최소 50만건에 달하는 부패안건가운데 64%가 국제무역이나 외국인 투자기업과 관련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중국의 외자유치 과정에서도 유무형의 국고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각 지방정부가 외자유치 건수와 실제 도입금액을 외국인 투자업무에 대한 평가의 주요 지표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외자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공무원과 보다좋은 조건으로 중국시장에 진출하려는 다국적 기업간에 은밀한 뇌물수수가 관행화돼있다는 것이다. 중국 당국은 최근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한 상태다. 이에 따라 공무원에 대한사정바람이 불어 지난해말 윈난(雲南)성 대외무역경제합작청 청장인 펑무위(彭木裕)가 월마트 중국 합작주주로부터 뇌물수수, 공금남용 등의 혐의로 징역 5년이 선고됐으며, 최근에는 안후이(安徽)성 부성장인 왕화이충(王懷忠)이 사형되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시장의 가치가 갈수록 상승하면서 다국적 기업들의 은밀한 유혹이계속되고 있고, 공무원들의 뇌물수수 관행이 뿌리뽑히지 않고 있어 중국 정부의 고민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상하이=연합뉴스) 이우탁특파원 lw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