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경제가 가장 발달한 성(省)인 광둥성(廣東省) 당국은 차량 번호판에서 '죽음(死)'처럼 들리는 '사(四)'를 제외할 계획이라고 관영 영자지 차이나 데일리가 8일 인터넷판을 통해 광둥성 성도(省都) 광저우(廣州)발로 보도했다. 이에 따라 우선 1차적으로 광저우시와 경제특구 선전(深천)시 당국이 이달말부터 차량번호판에서 4자를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6자리 번호를 자동 생성하는 컴퓨터 데이트뱅크에서 4자를 삭제했다고 차이나 데일리는 전했다. 차이나 데일리는 "이같은 새 조치는 올해말 이전에 모든 성에서 실시될 것"이라고 전했다. 광둥성 당국은 과거에는 미신을 배척하는 당의 문건과 이데올로기 때문에 4자를 제외하는 행동을 취하지 않았으나 성내에서 교통사고가 계속 증가하자 온갖 조치들이 다 강구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차이나 데일리는 전했다. 광저우시 차량관리국의 한 관리는 이번 조치는 차량 번호판에 4자를 가지지 않으려는 많은 차량 소유자들을 만족시키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고 말하고 많은 사람들이 4자가 포함된 번호판을 받으면 다시 신청했다고 밝혔다. 광둥성의 4자 삭제 방침이 알려지자 일부 사람들은 "사상 처음으로 공공 기관이 4를 기피하는 관습과 금기를 고려했다"고 높이 평가한 반면, 또 다른 일부는 "사회에서 미신을 부추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관리들, 학자들, 주민들 간에 이번 조치를 둘러싸고 뜨거운 미신 논쟁이 일고 있다고 차이나 데일리는 전했다. 광저우시의 택시 기사 정 사오웨이는 "새 조치는 숫자 금기를 갖고있는 택시 기사들의 마음을 편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광둥성 포산(佛山)시 인민정치협상회의 관 징장 위원도 "새 조치가 문화와 관습을 존중하고 인간적인 체제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광저우 소재 지난대학의 쉬 사오장 교수는 "4는 죽음과 아무 관계가 없으며, 이 조치는 미신을 조장한다"고 말했다. 광저우시의 기업인 천 진중은 "이 조치가 지역 주민들의 불건전한 정신상태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미신 논쟁 속에서도 광둥성에서는 4에 대한 금기가 아주 깊어 각종 복권을 살 때도 이 수를 기피하며, 핸드폰 구매시 마지막에 4가 포함된 번호를 사면 중국인에게는 아주 많은 돈인 인민폐 500위앤(한화.약 8만원)의 보상금까지 자주 주고있는 실정이라고 차이나 데일리는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상민기자 sm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