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독일월드컵축구대회 아시아 예선과 2004아시안컵 본선에서 중동의 소국 카타르가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일본대표팀 사령탑 출신의 필리프 트루시에 감독이 이끄는 카타르 축구대표팀이 `오일달러'를 무기로 독일 분데스리가 득점선두 등 브라질 3인방을 영입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해 거의 성사 단계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카타르축구협회는 9일(한국시간) 골게터 아일톤(29.베르더 브레멘)과 수비형 미드필더 데데(25), 스트라이커 레안드로(26.이상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등 브라질 출신 선수 3명이 카타르에 도착해 귀화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카타르는 이들 3명을 오는 31일 열리는 월드컵 2차예선 요르단전에 전격 출전시킬 계획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카타르의 브라질 선수 영입이 축구의 기본 정신을 훼손하고 있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지만 선수들이 자의로 귀화할 경우 현실적으로 이를 막을 규정이나 법적 장치는 없는 실정이다. 아일톤은 2003-2004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20골로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는 초특급 골잡이로 카타르 유니폼을 입는 대가로 월드컵 예선까지 100만유로(14억5천만원)를 받고 이후에도 매년 40만유로를 받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일톤은 "FIFA의 반대에 신경쓰지 않는다. 나는 이곳 카타르를 대표하기 위해 왔다. 브라질이 나를 원하지 않았고 그렇다면 월드컵에서 뛸 수 있는 방법은 카타르 대표팀 유니폼을 입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트루시에 감독은 카타르가 월드컵에 나갈 수 있는 길은 유능한 외국선수를 귀화시키는 수밖에 없다며 이들의 결정을 환영했다. 카타르가 `삼바엔진'을 장착하게 되자 이란과 중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란은 월드컵 2차 예선에서, 중국은 아시안컵 본선 A조 조별리그에서 각각 카타르와 같은 조에 속해있기 때문이다. 카타르의 전력 상승은 아시안컵 본선 토너먼트와 내년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한국에 뜻밖의 장애물로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도하 AFP=연합뉴스)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