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씨카드의 스타마케팅은 일상생활에서 소비자와 함께 하는 친근함을 기본으로 한다. 탤런트 김정은을 모델로 선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김정은은 인기 연예인이면서도 거리감을 주지 않고 친근감을 주는 몇 안되는 모델이라는 게 비씨카드의 설명이다. 특히 모델 선정 당시 매월 30만원을 용돈으로 타 쓰는 검소한 생활태도가 맘에 들었다. 철저한 자기관리 이미지까지 지니고 있는 점도 장기 모델로 가게 된 동기가 됐다. 여기에다 김정은의 생기발랄하고 귀여운 캐릭터는 금상첨화격이었다고 한다. 비씨카드는 김정은을 통해 단순한 광고보다 비씨카드의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2002년에 선보인 'BC로 사세요'와 2003년 '당신의 빨간 사과 BC입니다'라는 카피는 카피 이상의 위력을 발휘했다. 김정은 광고는 2001년 10월 첫선을 보였다. 바로 'BC로 사세요'. 저렴한 수수료율과 편리한 이용환경 등 비씨의 강점을 내세워 적극적인 구매를 권유하는 것이었다. 카드업계의 서비스 경쟁이 불붙던 때여서 주제는 소비 유도에 모아졌다. 2001년 12월 말부터 2003년 1월까지 내보낸 '여러분 부자 되세요'는 온 국민의 입에 오르내린 히트 광고였다. 금전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 대중매체 광고로는 부적합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하지만 김정은의 발랄한 연기와 귀여운 성격 표현이 오히려 외환위기를 극복한 소비자에게 강하게 어필했다. 국민에게 작은 희망을 주는 메시지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개인간 덕담으로 오가곤 했다. 2003년에 나온 '당신의 빨간 사과 비씨입니다'는 빨간 색상을 띠고 있는 비씨카드의 심벌을 연상케 하는 '비주얼 코드'기법을 이용했다. 경제불안과 신용카드 문제가 확산됨에 따라 구매자극을 피하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2004년 새해를 맞아 비씨카드는 경기 침체에 따른 사회분위기를 감안해 '행복하세요,부탁이에요'라는 따뜻한 신년인사를 담았다. 비씨카드 캠페인 광고를 맡고 있는 김승환 홍보팀 과장은 "단순한 캠페인보다 메시지를 담는데 주력했다"면서 "김정은 특유의 풍부한 감정표현이 비씨카드의 독특한 광고를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결국 비씨카드는 스타마케팅을 통해 원하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했고 김정은은 톱모델로 도약했다. 모델과 기업이 서로 '윈-윈'한 광고역사상 보기 드문 좋은 캠페인이라는 게 비씨카드의 결론이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