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도로 경산IC에서 대구방향으로 5분 정도 오다보면 오른편에 '김영표 버섯명가'라는 대형 입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이곳에서 10여년째 버섯을 재배하고 있는 김영표 대표(45)는 10여년 전만 해도 출판사와 서점을 경영하는 사업가였다. 농사에 대한 기본상식조차 없던 그는 버섯 연구기관과 대학교수, 재배농 등을 찾아다니며 재배기술을 배웠다. 낮에는 버섯을 재배하고 밤에는 관련 서적을 공부하면서 표고버섯 농사에 몰두했다. 이곳에서 재배되는 버섯은 무농약, 무비료, 무방부제로 재배해 맛과 향이 뛰어난 게 특징이다. 금방 채취한 표고버섯의 경우 송이와 버금가는 향과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버섯분야에서 농림부로부터 전환기 유기농산물 인증을 받았으며 비타민증강법과 생체건조법 특허도 보유하고 있다. "재배사(舍)에는 지하 1백50m에서 뽑아올린 청정 지하수를 공급합니다. 70% 이상이 물로 이루어져 있는 만큼 고품질 버섯의 생산에 물이 가장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바닥에는 하얀 석분을 깔아 흙의 오염원이 올라오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이같은 노력의 결과는 고품질의 버섯 생산으로 이어졌다. 세계 농업한마당에서는 최우수농산물로 선정되기도 했다. 주 생산 품목은 표고버섯과 상황버섯이다.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표고버섯은 생표고, 건표고, 표고 슬라이스, 표고 분말 등으로 가공 판매된다. 대당 1억5천만원이 넘는 최신 건조기를 도입해 표고 슬라이스의 경우 그냥 먹어도 될 정도로 부드럽고 영양분의 파괴도 최소화했다. 표고 분말에 쇳가루가 들어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스테인리스 분쇄기를 주문 제작해 사용하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경쟁 제품보다 50∼1백%까지 비싸지만 백화점 농협 등을 통해 꾸준히 매출이 늘고 있다. 지난해에는 모 백화점에서 국내에서 처음으로 상자당 1백만원짜리 최고급 선물용 버섯선물세트를 주문하기도 했다. 그는 피로회복과 항암효과 다이어트 등 표고의 효능을 살릴 수 있는 신제품 개발을 위해 대구대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했다. 2년여의 연구 결과 수험생을 위한 표고버섯 초콜릿, 간식용으로 먹기좋게 만든 표고정과 표고버섯차, 표고와 천연영양성분을 혼합한 건강식품, 독신자를 위한 표고 관련 제품 등 다양한 기능성 제품을 개발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전통 농업에서 벗어나 농업의 기업화라는 새로운 길로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053)852-7576 경산=신경원 기자 shi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