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증시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닛케이 평균주가가 지난해말 이후 최고치를 연일 갈아치우고 있는 데 이어 거래량도 급팽창,지난 1980년대말 버블경제 붕괴 직전의 양상에 가까운 초강세장이 연출되고 있다. 도쿄 증시의 하루 거래량은 지난 1일부터 5일 연속 1조5천억엔을 넘어 주가가 사상최고치에 달했던 지난 89년말 수준에 바짝 접근했다. 하루 거래량은 89년 11월28일부터 12월7일까지 8영업일 연속으로 1조5천억엔을 넘어섰으며 최근 기록은 그 이후 가장 긴 것이다. 시가총액은 지난 5일 현재 3백50조2천1백억엔으로 89년말 6백조엔의 약 60% 수준에 그쳐 아직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최근 1년 동안 무려 1백20조엔이 늘어 증가 속도가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하이테크 및 수출관련주에서 내수업종으로 옮아갔던 매수세가 다시 전자 자동차 통신 등 첨단 하이테크로 돌아오며 주가를 고르게 끌어올리고 있는 등 시장 기조가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와 함께 주가가 기대 이상으로 힘차게 오르는 가운데 특히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을 주목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오는 23일 발표될 공시지가에서 대도시 도심부의 땅값 하락에 제동이 걸린 것으로 나타날 경우 부동산과 건설주에도 매수세가 확대되면서 전체 주가가 또 한번 상승 탄력을 크게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최근의 초강세장은 설비투자 증가,기업수익 호전 등 산업계의 대형 호재에 크게 힘입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개인소비와 은행권의 기업대출 확대 움직임도 증시 분위기를 달구는 데 한 몫을 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최근의 주가 상승을 견인한 주역으로 외국인투자자들을 꼽고 있다. 메릴린치일본증권의 한 관계자는 "1개월 전에 비해 외국인 투자자들의 일본 주식 문의가 3배나 늘었다"며 "한때 주춤했던 외국인들의 투자열기가 다시 살아났음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