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환 골퍼' 미안 배거(37·덴마크)가 첫 출전한 여자프로골프대회에서 최하위권으로 처지며 프로무대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배거는 4일 호주 뉴사우스웨일즈의 콩코드GC(파72·길이 6천2백53야드)에서 열린 호주여자오픈 1라운드에서 더블보기 2개와 보기 8개를 범해 12오버파 84타를 치는데 그쳤다. 출전선수 1백55명 가운데 공동 1백46위다. 9년 전 수술을 통해 여성으로 거듭난 배거는 이날 13차례 드라이버샷 가운데 8번을 페어웨이에 떨구며 선전했으나 아이언샷이 크게 흔들리면서 그린 적중률은 39%에 머물렀다. 퍼트도 시원치가 않아 총 32개(홀당 1.78개)를 기록하며 카르멘 레일튼(호주)과 함께 1백54명의 출전자 가운데 최하위권으로 밀렸다. 배거는 66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남자로 태어나 8세 때 골프에 입문,핸디캡 4수준까지 실력을 끌어올렸으나 92년 성전환 작업에 들어가느라 일시적으로 골프를 중단했었다. 98년 다시 골프채를 잡은 배거는 99년 남호주 아마추어여자선수권대회에서 우승,자신의 존재를 알린 뒤 줄곧 프로무대 진출을 노려왔다. 한편 1라운드에서는 로라 데이비스(잉글랜드)와 크리스티나 쿨드(덴마크)가 4언더파 68타로 공동선두를 달리고 있다. 청주 출생으로 호주로 이민간 조미선(16)은 선두와 4타차인 이븐파 72타로 공동 8위에 이름을 올렸다. 조미선은 호주에서 '제2의 캐리 웹'으로 촉망받는 유망주다. 캐리 웹(30·호주)은 3오버파 75타로 중위권에 머물렀고 전미정은 4오버파 76타,이은혜는 5오버파 77타에 그쳤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