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고철 모으기 운동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오늘날 국가 경쟁력은 철의 생산 및 소비에 좌우된다고 한다.
건설 자동차 전자 조선 컴퓨터 등 거의 모든 산업이 철을 근간으로 이뤄지는 까닭이다.
19세기 초엔 교량 철도 건물 등 건축과 토목사업에 주로 쓰였으나 20세기엔 자동차용이 건설 소비량에 육박했다.
자동차의 경우 엔진 플라이휠 원동축 크랭크축 밸브 기어는 물론 타이어에도 철이 들어간다.
컴퓨터의 심장인 반도체를 지지해주는 프레임은 철과 니켈 합금인 펌얼로이(Permalloy)라는 얇은 철판이고 반도체 제조공정엔 청정 스테인리스강이 많이 사용된다.
송유관 가스관 수도관 하수도관에서 모든 공업의 핵심인 금속가공용 공구와 주방용구까지 철이 쓰이지 않는 곳은 거의 없다.
1800년대 불과 50만t 미만에서 19세기 말 3백50만t으로 증가했던 세계의 연간 철 생산량이 지난해 자그마치 9억6천5백만t에 이른 사실은 철의 효용과 중요성을 전하고도 남는다.
철근이 부족하면 건설업체들이 직격탄을 맞고 주물업체의 생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이들로부터 부품 소재를 공급받는 기계 조선 자동차 전자 생산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세계적인 수요 증가로 심각한 상태에 빠진 철강업계의 원자재난 타개를 위해 행정자치부가 범국민적인 '고철모으기 운동'을 펼친다는 소식이다.
고철 수출을 제한하는 등의 조치만으론 절대적으로 부족한 수요를 감당할 수 없는 만큼 국민적 협조를 얻겠다는 발상인 셈이다.
고철의 종류는 다양하다.
헌솥과 헌냄비 같은 주방용품은 물론 다리미,폐자전거 부품,열쇠뭉치 등 쇠붙이제품은 모두 포함된다.
수입가는 급등하고 국내 수집품 또한 구입하기 어려워 고철 구하기가 금 장만보다 힘들 정도라니 부러진 칼이라도 모아야 할 판이다.
모든 건 쓰면 자원이요 버리면 쓰레기다.
97년 외환위기 이후 벌인 금모으기운동에 비견할 수 있겠거니와 무엇이든 재활용하는 습관을 들이면 나라경제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까짓것 할게 아니라 차제에 고철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작은 쇳조각 하나라도 버리지 말고 정성껏 모아 다시 쓰도록 했으면 싶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