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마이크로시스템(MS) 등 미국 증시의 핵심 정보통신(IT)주의 주가가 장기추세선인 1백20일 이동평균선 밑으로 내려가는 등 조정국면에 진입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IT 메이저 주가의 하락세가 지속될 경우 국내 IT주도 추가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나스닥시장에서 IT 시가총액 '빅5' 가운데 MS 인텔 시스코시스템즈 델컴퓨터 등의 주가는 중기추세선인 60일 이평선이 무너진데 이어 최근들어 잇따라 1백20일 이평선의 지지력을 시험받고 있다. 인텔과 시스코의 주가는 1백20일 이평선 밑으로 완전히 떨어졌으며 MS는 역배열(단기·중기·장기추세선이 위에서부터 나란히 배열되는 것) 상태에 진입했다. 지난 1월중 큰폭으로 상승했던 IBM도 2월 들어 하락세로 돌아섰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위원은 "나스닥시장의 중추를 이루고 있는 IT메이저 업체의 조정 강도가 나스닥지수보다 훨씬 크다는 점은 향후 장세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도주의 질'이 갖는 중요성을 감안하면 나스닥지수의 조정폭은 지난해 3월 이후 상승세에서 중간반락의 지지선 역할을 해왔던 60일 이평선보다 더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IT주와 달리 삼성전자 LG전자 삼성SDI 등은 최근 20일 이평선 밑으로 내려왔으며 아직 60일 이평선에서 버티고 있다. 미국 IT주에 비하면 '선방'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국내 IT주의 실적 개선 모멘텀이 상대적으로 강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미국 IT주의 약세가 이어질 경우 국내 IT주에 대한 투자심리뿐만 아니라 수급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서정광 LG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등 국내 IT주보다 미국 IT주가 더 크게 하락한 결과 미국 주요 테크펀드에서의 삼성전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면서 "최근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매도세가 이같은 비중조절에 따른 매물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외국인은 삼성전자에 대해 4일 연속,삼성SDI에 대해선 5일 연속 순매도 하고 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