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조순형(趙舜衡) 대표가 24일 추미애(秋美愛) 상임중앙위원 등 소장파 의원들의 당 개혁과 관련된 요구를 대부분 거절하면서 민주당의 두 간판이 조 대표와 추 위원이 결별이냐, 재결합이냐의 기로에 서게됐다. 조 대표는 이날 작심한 듯 "당 내분을 단호하고 빠르게 수습하겠다"면서 자신의대표직을 걸고 승부수를 던졌고, 8일째 당무를 거부한 추 위원은 지난 23일부터 외부와 연락을 끊은채 남편이 있는 전북 정읍에 머물면서 장고(長考)에 들어갔다. 조 대표의 승부수는 `최후통첩'으로 해석될 수 있고,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는추 위원이 탈당 등 극단적인 선택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조 대표는 이날 관훈클럽 초청 토론에서 "추 위원과 소장파 성명서의 동기, 충정은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한다"면서도 "성명에 이르게 된 일련의 배경에 대해서는견해를 달리한다. 분당에 대해 책임은 다 있지만, 관용과 포용을 보여줘야 하며 (분당 책임자도) 공천대상으로 고려는 해야 한다"며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제2의 분당사태가 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에 대해 조 대표는 "(당이) 깨지진않을 것"이라며 "각자 명쾌하게 소신을 피력하고 의견을 모으고 진퇴를 결정하는게정치의 본령이라고 믿으며, 지루하게 협상하고 나중에 진이 다 빠지는 정치방식에익숙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추 위원의 한 측근은 "우리에겐 카드가 없다"며 조 대표쪽에 공을 넘겼고, 일부 소장파 인사들은 요구를 거절한 조 대표에 대해 각을 세웠다. 장성민(張誠珉) 청년위원장은 "존경하고 신뢰했던 조 대표가 당이 어려운 시점에 하루빨리 당을 수습해 안정적 국면으로 넘기자는 애당의 발로를 일거에 무시하고당을 분란으로 끌고 가는 방안을 낸 데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며, 구당 노력이 묵살된 것에 대해 실망감을 금치 못하겠다"고 말했다. 장 위원장은 또 "국회의원 20명이 당 개혁과 안정화 방안을 대표에게 공개요구했음에도, 충정을 무시한 것은 대표로서의 온당한 지도력으로 평가할 수 없다"며 "(조 대표가) 특정 계파의 이해의 대변자로 전락한 것 같다"고 비난했다. 김영환(金榮煥) 대변인은 "추 위원의 문제제기 방식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문제의식에는 공감한다"면서 "민주당은 추 위원에게 무한한 애정과 관심을 갖고 있는 만큼 조만간 추 위원을 만나겠다"며 중재에 나설 뜻을 밝혔으나, 성과가 있을 지는 불투명하다. 한편 공천 배제 대상으로 거명됐던 정균환(鄭均桓) 전 총무는 "추 위원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으며 서운하다"면서도 "추 위원이 당의 소중한 자산이라는 생각에는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기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