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종합병원 2곳이 문을 닫아 의료공백 문제가 대두된 경기도 성남시 수정.중원구에 이번에는 병원 유치전이 뜨겁게 전개되고있다. 시민단체들이 연대해 시립병원 건립운동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지역구 국회의원과 성남시가 각각 국립병원과 대학병원 유치성과를 앞다퉈 발표하면서 과대포장 여부와 실현가능성을 놓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국회의원까지 가세 = 민주당 조성준(성남중원) 의원은 23일 홈페이지를 통해"김화중 보건복지부장관이 지난 20일 전주에서 열린 전국 시장.군수.구청장 대회에서 인천, 울산과 함께 성남에 국립병원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며 "국립병원은일반병원의 기본기능에 암센터와 재활병원, 노인병원 등 전문기능이 추가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복지부는 '참여정부의 중점목표 및 추진사업' 자료에서 "국립대병원이 있는 10곳에 지역암센터와 재활병원, 노인전문병원을 분원형태로 건립하고 국립대병원이 없는 지역(인천.울산.성남)은 별도의 국립병원을 건립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국립병원 설립계획이 확정된 것이 아니고 앞으로 경기도 및타 부처와 협의, 예산편성, 예비타당성 조사, 국회심의 등을 거쳐야 한다"고 한발 물러났다. 이 관계자는 또 광역단위(인천.울산)로 발표된 자료에 기초단위인 성남이 적시된 것과 관련, "성남지역에서 요구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모호한 입장을 보였다. 조 의원측은 이를 조 의원의 노력의 결과라고 자평하고 24일 국립병원 유치성과에 대해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시민단체 반발 = 성남 시립병원 설립추진위원회는 "성남에는 국립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이 있는데도, 구체적인 일정도 없이 국립병원을 유치했다는 주장은 총선을 의식한 발표"라며 "주민들을 현혹시켜 의료공백 해소를 늦추지 말고 실질적이고 실현 가능한 대안을 제시하라"고 반발했다. 성남시 역시 신흥동 주차장 용도 시유지 7천530평을 종합의료시설용도로 변경해 2009년까지 500병상 이상의 대학병원을 유치하기로 하고 이달초 유치추진 실적으로 담은 자료를 발표해 시민단체와 마찰을 빚고 있다. 신흥동 시유지에는 경원대와 가천의대 재단인 가천길재단이 양.한방 단독 또는협진병원을, 포천중문의대가 대학병원을 각각 건립하는 방안을 놓고 시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또 태평동 옛 인하병원을 인수한 의료법인 예일병원도 기존 시설을 리모델링해100병상 규모의 병원을 다음달 재개원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달리, 시민단체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시립병원 설립 범시민추진위를 구성해 조례제정을 통한 시립병원 설립운동을 펼치고 있다. 추진위는 "민간병원은 차관에 따른 금융비용으로 적자운영이 예상되지만 공공병원은 이자부담이 없어 경쟁력이 충분하다"며 지난해 12월 주민 1만8천595명의 서명을 받아 '지방공사 성남의료원 설치조례' 제정을 청구했다. 추진위는 다음달 시의회의 조례심의 때 부결처리에 대비, 물리적으로 무기명투표를 저지하기로 해 병원건립 문제가 총선정국 지역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성남=연합뉴스) 김경태 기자 kt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