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자당(당정 고위간부 자제)과 공청단(공산주의 청년단)의 한판 승부.' 중국의 5세대 지도부 후보주자들이 최근 들어 그 모습을 드러내면서 태자당과 공청단 계열간 권력선점을 위한 본격 레이스가 시작됐다. 이들은 후진타오 국가주석(62)을 정점으로 한 현 4세대 지도부의 뒤를 이을 인물들이다. 태자당의 대표적 인물은 21일 폐막한 베이징시 인민대표대회에서 시장으로 선출된 왕치산(56). 상무부총리를 지낸 야오이린의 사위로 지난해 4월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은폐 의혹으로 해임된 멍쉐농 베이징 시장 후임으로 '시장 대행'에 임명된 지 10개월 만에 정식으로 중국 수도의 행정을 책임지는 자리에 올랐다. 중국 권력서열 4위인 자칭린 정협주석 등이 베이징 시장 출신인 점을 감안하면 왕 신임 시장의 전도도 상당히 밝다. 최근 랴오닝성장직을 물러난 보시라이(55)와 시진핑 저장성 당서기(51)도 태자당 출신 중 대표적인 5세대 지도부 후보주자다. 오는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상무부 부장(장관)으로 임명될 것이 확실시되는 보시라이 전 성장은 보이보 전 부총리의 아들로 최근 신화통신 등 관영매체가 이례적으로 그의 성장 시절 업적을 홍보해 눈길을 끌었다. 시진핑 저장성 당서기는 조용히 민생을 챙기는 스타일로,시중쉰 전 전인대 부위원장의 아들이다. 태자당의 대항마는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권력 기반인 공청단 인맥이다. 이들은 최근 지방 곳곳에 전진배치되고 있다. 올들어 산시성과 칭하이성 성장으로 각각 선출된 장바오순(54)과 양추안탕(50)이 그 대표적 인물. 장 성장은 80년대 공청단 중앙서기처 서기를 지냈으며, 양 성장도 산둥성의 공청단 서기 출신이다. 지난 1월 내몽골 자치구 주석으로 뽑힌 양징(51)도 공청단 인맥이다. 앞서 올초 광둥성 인사에서는 공청단 상무위원 출신의 류위푸 광둥성 당 조직부장(55)이 광둥성 당 부서기로 승진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