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의 대표적인 인터넷·게임 업체들이 잇따라 '제휴 경영'에 나서고 있다. 제휴 방식도 대기업 납품을 위주로 하는 제조업체들과 달리 이미 막강해진 브랜드 인지도를 업고 국내외 굴지의 기업들과 대등하게 손을 잡거나 자본을 대고 제품 개발을 아웃소싱하는 등 한 단계 '레벨 업'되는 추세다. PC게임에서 온라인게임으로 방향을 튼 한빛소프트는 19일 호주의 유명 게임개발회사인 오란과 손잡고 온라인 게임 '화랑'을 개발키로 했다고 밝혔다. 한빛소프트는 이 프로젝트에 향후 2년간 약 56억원의 개발자금을 투자할 계획이다. 게임 개발이 완료되면 한빛소프트는 이 게임의 전 세계 독점판매권과 저작권,부가상품 등 2차 저작물에 대한 판권을 갖게 된다. 오란은 지난 1995년 설립된 세계적 게임 개발사로 알려져 있다. 김영만 한빛소프트 사장은 "화랑은 3차원 그래픽이 지원되는 차세대 온라인게임이 될 것"이라며 "오란의 개발력과 한빛소프트의 기획력,자금을 접목해 아시아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기 게임포털인 넷마블을 운영하는 플레너스도 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인 시나닷컴과 제휴해 중국 게임포털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시나닷컴이 중국에 개설하는 게임포털 사이트에 플레너스가 로열티를 받고 자사의 콘텐츠와 노하우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인터넷 포털업계의 선두주자인 다음NHN은 국내 2위 이동전화서비스 회사인 KTF와 포괄적 사업제휴를 맺었다. 업계에선 유선 인터넷과 무선통신이 결합된 신종 서비스가 뒤따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음의 경우 올해초 LG화재와 손잡고 온라인자동차보험 시장에 뛰어들기도 했다. 인터넷·게임 업체들이 이처럼 제휴 경영에 나서는 것은 최근 성장성이 급격히 둔화되면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다음 NHN 플레너스 등은 탄탄한 가입자망과 선발주자로서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사업 확장을 꾀한다는 의미도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실제 성장성과 수익성은 좀 더 지켜봐야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박재석 삼성증권 인터넷 팀장은 "인터넷 기업의 신규사업은 성장성에는 도움이 되지만 수익성에는 당장 별 도움이 안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신규사업을 위한 비용도 투자자 입장에선 유의해야 할 대목이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구창근 동원증권 연구원은 "한빛소프트의 경우 막대한 개발비용을 들인 신작 온라인 게임이 실패한다면 기업 가치에는 오히려 악재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