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3시 40분께 제주도 남제주군 안덕면 사계리 산방산 중턱에서 발생한 불이 암벽을 타고 정상부로 번지고 있으나 속수무책인 상태다. 불이 나자 남제주군 공무원, 소방대원, 경찰, 군인, 주민 등 1천380여명과 소방차 등 장비 22대, 등짐펌프 200대가 동원돼 진화작업에 나서 경사가 비교적 완만한소나무 임지의 불은 1시간여 만에 일단 진압했다. 그러나 10여일째 이어진 건조한 날씨 속에 바닷바람을 타고 50∼100여m 높이의암벽지대로 옮겨진 불씨는 동서로 계속 번지며 희귀 식물지대를 삼키고 있으나 산의경사가 워낙 급한데다 어둠까지 짙어 진화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특히 전남 영암에서 급파돼 온 산림청 소속 헬기도 오후 6시18분부터 20여분간진화에 나섰으나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한 채 날이 어두워 철수했다. 제주도 소방본부는 암벽지대의 불씨가 밑으로 떨어져 번지는 것을 막는 이외에뾰족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오후 5시 현재까지 8천여평으로 추산됐던 산불 피해 면적은 크게 확산될 전망이다. 한편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날 불이 산방산 인근의 G사찰에서 쓰레기를 소각하던불씨가 날려 발생한 것으로 보고 사찰 관계자를 대상으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있다. 해발 395m의 종(鐘) 모양인 산방산은 암벽 희귀식물지대(24만7천935㎡)가 천연기념물 제376호로 지정됐으며, 제주도의 대표적 경관인 `영주 10경'에 포함될 정도로 수려한 경관을 자랑해 남제주군이 유료관광지로 운영하고 있다. (서귀포=연합뉴스) 김승범 기자 ksb@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