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증권이 보유하던 하나은행 주식을 처분하고 있다. 증권업계는 이 회사가 하나은행과의 전략적 제휴 관계를 포기하는 대신 한국투자증권 LG투자증권 등 대형증권사를 인수하는 쪽으로 향후 전략을 수정했다고 관측하고 있다. 증권사 M&A(인수합병)구도에 동원증권이 중심핵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동원증권은 지난해 12월과 이달 초 하나은행 주식 1백만주와 50만주를 각각 장내에서 매도했다. 동원증권은 오는 5월16일까지 하나은행 주식 50만주를 추가 처분할 예정이라고 증권거래소에 공시했다. 이에따라 동원증권의 하나은행 지분율은 종전 4.99%에서 3.99%(7백86만주)로 줄어들게 된다. 하나은행의 지분 1%를 매각한 금액은 약 5백억원이다. 동원증권은 자산의 효율적 운용과 투자자금 회수를 위해 지분을 처분했다고 밝혔다. 남은 하나은행지분 3.99%에 대해선 처분여부는 결정된 바 없다고 회사측은 덧붙였다. 동원그룹은 동원금융지주를 만들 때 하나은행 지분을 15% 정도까지 늘려 알리안츠그룹과 함께 하나은행을 공동 경영할 뜻이 있었다. 그러나 서울은행의 흡수 합병 및 하나은행의 주가상승으로 지분 추가 매입에 들어갈 자금이 늘어나자 당초 방침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나은행의 시가총액은 작년초 2조∼3조원이었으나 최근 5조원을 넘어섰다. 10%만 더 사더라도 5천억원이 넘는 돈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증권업계는 동원이 하나은행을 포기하는 대신 대형 증권사 인수에 뛰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중형사로 밀릴 위기에 처한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선 대형화가 불가피하며 때마침 한투 대투 LG투자증권 등 매력있는 증권사들이 매물로 나와 있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사장은 "동원이 대형증권사 인수에 뛰어들 경우 자금력 등을 감안하면 가장 강력한 후보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원증권은 지난해 말 현재 현금·예금 잔액 2천1백80억원,단기금융상품(유가증권 포함) 8천2백11억원어치 등 총 1조원이 넘는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