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산유량 감산 결정으로 휘발유 경유 등 국내 유류가격의 추가 인상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세계경기 호전에 따른 수요 증가로 가뜩이나 치솟고 있는 석유화학 제품을 비롯한 원자재 가격에는 치명타로 작용할 전망이다. SK LG칼텍스정유와 에쓰-오일 등 정유업계는 "작년 9월 리터당 1천2백67원 하던 휘발유 가격을 최근 1천3백26원까지 올렸는데 또 다시 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유가격 상승은 석유화학 제품 등 원자재 가격의 뜀박질을 부채질할 전망이다. 석유화학공업협회 관계자는 "최근 나프타 등 원료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유화제품의 오름세가 꺾이지 않은 이유는 수급 요인 때문"이라며 "세계경기 호전 등으로 공급이 달리는 상황에서 유가마저 오를 경우 나프타 가격이 상승세로 반전돼 유화제품 값도 자동적으로 추가 인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화시장도 당장 다음주께부터 OPEC 감산 결정의 영향권 내에 들어갈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연쇄적인 물가 인상이 우려된다. 국제유가가 연평균 배럴당 1달러 상승할 경우 항공업계는 연간 4백50억원, 해운업계는 연간 3백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 정유업계에서는 석유수입 부과금(ℓ당 14원) 및 관세(원유 수입가격의 3%) 인하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 관계자는 "OECD 30개국중 관세 부과국은 4개국뿐이며 산유국인 멕시코를 제외하면 한국이 최고 수준"이라며 "국제경쟁력 제고 차원에서라도 이번 기회에 관련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