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중국 주식시장에 상장된 기존 합작법인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한국 기업으로서는 처음으로 중국 상장사의 경영권을 확보하게 됐다. 8일 삼성코닝 관계자는 "이달 말까지 총 3천만달러를 투자해 선전 증시 상장업체인 SEG삼성의 지분의 14.1%를 인수해 공동 최대주주에 오른다"고 말했다. 삼성이 투자파트너인 SEG로부터 지분 14.1%를 매입하면 양측 지분율은 각각 35.5%로 같아져 경영권을 공동으로 행사할 수 있게 된다. SEG삼성은 1998년 중국 국유기업인 SEG(선전전자집단)와 삼성코닝이 합작으로 설립한 TV 브라운관 유리 생산업체로,합작 당시 지분율은 SEG 49.6%,삼성코닝 21.4%,일반투자자 29%였다. 삼성코닝은 지난해 지분 추가 매입을 위한 협상을 마쳤으며 현재 중국 관계 당국의 승인만 남겨놓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코닝 관계자는 "삼성이 추가 지분을 확보하려는 것은 투자를 확대하려는 취지인 만큼 이달 중 관계 당국의 승인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은 지분 인수 자금 3천만달러를 삼성코닝 말레이시아 법인에서 조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운관용 전면유리를 연간 8백만개 생산할 수 있는 SEG삼성은 11개 라인(7백만개 규모)을 증설 중이다. 신규 라인 중 일부는 이달 말부터 가동에 들어가고 오는 7∼8월께 증설을 완료할 예정이다. 증설이 끝나면 삼성코닝의 6개 국내외 사업장(구미,수원,말레이시아,독일,중국 톈진 및 선전) 중 최대 규모 사업장이 구미에서 선전으로 바뀌게 된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지분 확대는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중국 증시에 상장된 우량사의 경영권을 확보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삼성에 대한 중국측의 신뢰가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코닝의 이번 중국 투자를 계기로 중국 TV 시장을 겨냥한 중국 내 부품사업을 한층 강화할 예정이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