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이 3일(미국시간) 7개주에서 실시된 대선후보 지명을 위한 예비선거(프라이머리)와 당원대회(코커스)에서 존 케리(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이 5개주를 석권,선두주자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존 에드워즈(노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도 자신의 고향인 사우스 캐롤라이나에서 케리 의원을 큰 표차로 따돌리고 1위로 올라선데 이어 오클라호마에서도 웨슬리 클라크 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군사령관에게 간발의 차로 2위를 차지,케리 의원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떠올랐다. '미니 슈퍼 화요일'로 불린 이날 선거에서 케리 후보는 미주리 애리조나 노스다코타 뉴멕시코 델라웨어 등 5개 주에서 1위를 차지,7개 주에서 배정된 대의원의 절반 이상을 확보했다. 반면 2위 주자였던 하워드 딘 전 버몬트 주지사는 7개 주 어느 곳에서도 1위를 차지하지 못하는 참패를 당해 경선 주자로 유세를 계속할 수 있을지 위기에 빠졌다. 딘 전 지사는 "계속하겠다"고 의지를 밝혔지만 선거자금도 바닥나 유세 지속 여부마저 불투명해졌다. 웨슬리 클라크 전 사령관은 고향인 아칸소주에 인접한 오클라호마주에서 1위에 올랐으나,케리 후보의 위력 앞에 빛이 가렸다. 참패한 조지프 리버먼(코네티컷주) 상원의원은 경선 포기를 선언했다. 케리 후보가 '미니 슈퍼 화요일'에서 압승한 결정적 요인은 경륜과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누를 수 있는 가능성이었다. 부시를 이길 수 있다는 여론조사가 잇따라 발표되면서 계기(Momentum)를 얻고 돈(Money)이 모이고 그를 지지하는 사람(Man)이 늘어나는 이른바 '3M'이 케리 후보 지명을 앞당겨 주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캘리포니아 등 10개 주에서 예비선거와 코커스가 동시에 열리는 이른바 '슈퍼 화요일'(3월2일)을 거치면 사실상 민주당 후보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초반 예비선거에서 이 정도의 압승을 거두고 대통령 후보로 지명되지 않은 경우는 지금까지 없었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