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경제가 지난해 예상을 뛰어넘는 7%대의 고도성장을 기록하며 5년 연속 플러스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 국가통계국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7.3%로 잠정 집계됐다고 3일 발표했다. 이는 당초의 예상치(6.9%)를 뛰어넘은 결과며,91년 구소련 붕괴 이후 지난 2000년(10%)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성장률이다. 이로써 러시아 경제는 지난 98년 모라토리엄(외채지불유예) 선언 직후인 99년 6.3%의 플러스 성장세로 돌아선 이후 5년째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씨티그룹은 러시아 경제가 올해와 내년에도 6%대의 성장이 예상돼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4개국 중 잠재성장력이 가장 탄탄하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 경제가 잘 나가는 최대 요인으로 고유가를 꼽고 있다. 세계 2위 산유국이자 수출의 55.6%를 차지하는 석유가격이 급등하면서 큰 혜택을 누리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정부측도 지난해 석유·천연가스 등 에너지산업 분야에서 7천억루블(2백30억달러) 이상의 재정수입을 거뒀고,올해도 20%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경제는 경기변동에 민감한 석유가격에 지나치게 의존,유가하락시 성장을 이끌어갈 대체동력이 마땅치 않은 문제점도 안고있다. 세계은행(IBRD)은 "국제유가가 1% 하락하면 러시아 성장률이 0.07% 위축된다"면서 "고유가 효과를 뺄 경우 러시아 성장률은 절반에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종근 기자 rgbac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