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뢰혐의로 재판과 추가 수사를 받아오던 안상영 부산시장이 자살하면서 지금까지 대형 비리 의혹 사건 관련자들이 자살 또는 자해하는 바람에 진상규명에 차질을 빚은 사례들이 새삼 관심을 모으고 있다. 4일 오전 부산구치소에 수감중 목을 매 숨진 안 시장의 경우 진흥기업으로부터 1억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이 진행중인데다 동성여객 이광태 대표로부터 3억원을 받은 혐의가 드러나면서 심리적 압박을 받은 끝에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된다. 안 시장은 동성여객 이씨로부터 수표로 3억원을 받은 사실이 검찰에 포착되면서 본격 수사를 앞두고 있었으나 이번 자살로 추가 혐의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못한 채 사건을 마무리할 수 밖에 없게 됐다. 지난해 8월 4일 발생한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의 투신자살도 당시 대북송금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던 과정에서 일어나 대북송금 수사 자체가 차질을 빚기도 했다. 정 회장의 검찰 조사내용은 뒤늦게 권노갑 민주당 고문 재판과정에서 권 고문에게 3천만달러를 보낸 사실 등으로 확인됐지만 자살 당시만해도 이같은 정황은 알려지지 않았다. 또 지난 2000년 10월 31일 `정현준 게이트'의 핵심 인물로 꼽혔던 장래찬 당시 전 금감원 비은행검사1국장이 모 여관에서 돌연 자살한 사건도 같은 맥락이다. 장씨의 자살로 검찰은 장씨가 금감원 고위간부로서 동방금고의 실질적 소유주였던 이경자씨로부터 동방금고에 대한 금감원 특별조사 선처 명목으로 주식을 받았다는 의혹은 그대로 묻히고 말았다. 97년 11월 오익제씨 편지 공개와 같은해 12월 재미교포인 윤홍준씨에게 당시김 대중 대통령 후보를 비방하는 기자회견을 열도록 지시한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았던 권영해 전 안기부장도 98년 3월 서울지검에서 조사를 받던 중 칼로 복부를 그어 중상을 입는 자해소동을 빚기도 했다. 지난 2002년 10월말에는 검찰 수사관이 폭력조직 파주 스포츠파 두목 살인사건과 관련, 조사를 받던 피의자 조모씨에게 구타와 물고문을 가해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 아예 사건 자체가 미궁에 빠진 사례도 있다. 경찰 담당 사건 가운데서는 지난해 1월 31일 경남 통영경찰서 유치장에서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 수감돼 있던 피의자 박모씨가 고혈압에 의한 뇌출혈로 사망했다. 지난 2002년 12월3일에는 서울 영등포경찰서에서 살인 혐의로 조사받던 피의자장모씨가 조사를 받던 중 갑자기 쓰러져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으며 같은해 3월 3일에도 업무방해 혐의로 전북 정읍경찰서 유치장에 수감중이던 심모(36)씨가 양말과 내의로 끈을 엮어 감방내 수건 걸이에 목을 매 숨지기도 했다. (부산=연합뉴스) 김상현 기자 josep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