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독감 확산…제2사스 되나] 발병 열흘만에 中 대륙 ⅓ 감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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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독감이 중국 대륙 전역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제2의 사스(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가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점차 강해지고 있다.
2일 현재 중국은 31개 성급지역중 10곳에서 조류독감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대륙의 3분의 1이 조류독감 위험지역으로 들어간 것이다.
인근 베트남도 전국의 3분분 2에 달하는 지역에서 감염 사례가 확인됐다.
태국에서는 3번째, 베트남에서는 9번째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와 관련,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조류독감은 아시아 경제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며 "국제사회는 가능한 모든 재정적 지원과 기술 및 인력을 감염지역 국가들에 제공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 중국 대륙 전역으로 급속 확산 =중국에서는 지난달 23일 광시장족자치구 오리농장에서 조류독감이 처음 발생했다.
중국 남부지역인 이곳은 베트남과의 접경지역으로 이후 후난성, 후베이성에 이어 동부인 상하이를 거쳐 허난성까지 북상했다.
서쪽으로는 중앙아시아와 접경지역인 신장위구르자치구까지 번졌다.
동북3성 등 북부 지역까지 조류독감이 발생할 경우 중국은 지난해 4월 강타했던 사스사태가 재연될 위험에 처하게 된다.
게다가 세계보건기구(WHO)가 전날 '인간 대 인간 감염' 가능성을 제기, 위기감을 더해 주고 있다.
사스가 강타했던 지난해 2분기중 중국의 GDP성장률은 6.7%로 지난 한해 성장률 9.1%에 크게 못미쳤다.
베이징에서는 현재 대규모 가금류 도살처분으로 달걀 반입량이 줄면서 5백g에 2.4위안(1위안 1백50원)하던 달걀 값이 3위안으로 폭등했다.
특히 연간 4억6천만달러에 이르는 중국의 가금류 수출산업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대형 가금류 수출업체 베이징화두는 이미 닭고기 등의 수출을 중단했다.
조류독감 발생이 오랜시간 지속되고 전역으로 확산될 경우 소규모 농가는 문을 닫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때문에 중국 당국은 최근 후이량위 부총리를 사령탑으로 하는 조류독감방지 총지휘본부를 설치, 24시간 방역체제를 가동했지만 확산추세를 멈추기에는 역부족인 분위기다.
현재 조류독감 발생지역에서는 인근 농가 가금류 수백만 마리도 함께 도살되고 있다.
상하이는 이날 살아있는 가금류 도소매 금지, 가금류 소유 농민의 보고의무화 등을 골자로한 긴급명령을 시달했다.
베이징도 모든 살아있는 가금류의 판매금지 조치를 취했다.
한편 유럽에서는 처음으로 독일에서 이날 2명의 조류독감 의심환자가 발생, 독일 보건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고 영국 스카이뉴스가 보도했다.
이 방송은 2명의 여성환자가 태국 방문을 마친 뒤 조류독감 증세를 보여 함부르크 열대질병 전문병원에 치료 중이며, 의사들이 진성 조류독감 감염 여부를 가리기 위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 조류독감 통제불능 우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2일 아시아에서 새롭게 발생한 조류독감이 통제되려면 아직도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며 확산 양상에 큰 우려를 나타냈다.
FAO는 이날 방콕에서 성명을 발표, "태국과 중국 베트남에서 새로운 조류독감 감염 사례가 발생한 것은 이 질병에 대한 인간의 대처능력이 아직도 초기단계에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성명은 또 중국과 태국 베트남의 상황은 여전히 심각한 반면 라오스는 급한 상황은 벗어나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사람을 위한 조류독감 백신 개발에 6개월 이상이 걸리고 치료약도 당장 확보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확산시 심각한 혼란이 예상된다.
조류독감 예방 및 치료제로는 현재 '타미플루'(로슈제약)와 '릴렌자'(글락소스미스클라인)가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전문가들은 이 약품들의 비축에 나서지 않을 경우 심각한 약품 부족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조류독감 확산을 막기 위한 가금류의 살처분 효과를 놓고도 전문가들 사이에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지금까지는 FAO를 중심으로 감염지역의 가금류를 모두 죽이는 것이 유일하고 가장 효과적인 대책으로 알려졌지만, 이같은 살처분이 조류독감 바이러스를 인간에게 훨씬 더 치명적인 형태로 변환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우종근 기자ㆍ베이징=오광진 특파원 rgbac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