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의 강압적인 정치자금 요구와 정권 교체 때마다 반복되는 기업인에 대한 사정이 반기업 정서를 심화시키는 가장 큰 요인으로 조사됐다. 25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서울시민 8백명과 오피니언 리더 2백명 등 모두 1천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내놓은 '기업 및 기업인에 대한 국민인식도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43.9%만이 대기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호감도는 작년 5월 같은 내용의 조사 결과 52.5%에 비해 크게 낮아진 것이다. 기업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응답자 가운데 64.4%는 그 이유를 기업 외부 요인으로 답해 정치권의 혼탁이 반기업 정서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정치권의 강압적인 정치자금 요구(44.3%)와 정권 교체시마다 반복되는 기업인 사정(43.6%)을 가장 부정적인 외부 요인으로 꼽았다. 기업 내부 요인 때문에 기업을 부정적으로 보게 됐다는 응답자들은 정경유착(41.3%)과 부당내부거래 등 위법행위(25.0%), 오너와 대주주의 독단(11.9%) 등을 요인으로 답했다. 대기업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최근의 정치자금문제에 대해 응답자들은 정치인(69.8%) 정치자금관련제도(15.0%) 기업인(7.9%) 고비용 선거구조 및 정당형태(3.9%) 행정부(1.6%)의 순으로 책임이 크다고 반응했다. 경기침체로 기업인들의 국가사회 발전에 대한 공헌이 재인식되면서 오너기업인에 대한 호감도는 지난해 5월의 26.9%에서 44.1%로 높아졌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