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차기 대선후보 지명을 위한 첫 공식행사인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는 존 케리 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이 승리한 가운데 20일(한국시간) 막을 내렸다. 케리 상원의원은 38%의 지지를 얻어 1위를 차지했고, 존 에드워즈 노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도 선전하며 2위에 올랐다. 하지만 대회 전까지만 해도 지명도에서 선두주자를 달렸던 하워드 딘 전 버몬트주지사는 3위로 추락했다. ◆ '딘'과 '게파트' 추락, 대혼전 예고 =공식 선거전의 첫 테이프를 끊은 아이오와 코커스는 하워드 딘 전 버몬트주지사와 리처드 게파트 미주리주 하원의원에게 큰 실망을 안겨줬다. 딘의 독주에 일단 제동이 걸렸으며, 4위에 머문 게파트 의원은 중도하차 했다. 반면 케리 상원의원과 에드워즈 상원의원은 스타로 급부상했다. 이에 따라 딘을 포함 3인과 27일로 예정된 뉴햄프셔 예비선거(프라이머리)에 전력하기 위해 아이오와주 유세를 포기한 웨슬리 클라크 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사령관간 선두다툼이 더욱 불꽃을 튀기게 됐다. 이날 코커스의 승자는 단연 케리와 에드워즈 후보였다. 케리와 에드워즈는 한달 전만 해도 딘이 누린 인기도의 절반에 급급했지만 이번에 딘을 배로 따돌리는 놀랄 만한 승리를 거뒀다. 베트남 참전 용사 출신인 케리 후보는 유권자들에게 안정감을 줬다. 그는 의회 외교위원회 소속으로 외교 안보에서 강점을 유지, 테러전쟁을 치르고 있는 조지 W 부시와 대적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에드워즈 후보는 남부 출신이라는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며 아이오와주에서 급부상,주목을 끌었다. 그는 교육과 의료보험 개혁을 주창하면서 정책 대결을 유도하고 다른 후보에 대한 비방 대신 희망과 미래를 역설, 득표를 늘릴 수 있었다. 딘의 추락은 의외였다. 딘은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들 중 가장 먼저 출마를 선언하고 인터넷을 통한 자금 모금으로 초반 돌풍을 일으켰던 주역. 하지만 아이오와주에서 정치 생명을 건 리처드 게파트 미주리주 하원의원의 비방 공격 등 다른 후보들의 집중 공세를 받은데다 유권자들이 안정감이 없다는 이유로 외면해 기대했던 1위를 놓쳤다. ◆ 뉴 햄프셔 예비선거서 윤곽 드러날 듯 =아이오와주 코커스의 결과가 향후 경선 판도를 좌우하는 것은 아니다. 아이오와주는 흑인이 2%, 히스패닉이 3%에 불과해 미국 전체의 인구비율을 반영하지 못하는 아주 작은 주일 뿐이다. 클라크 전 나토 군사령관과 조 리버먼 코네티컷 상원의원이 아이오와 코커스를 일찌감치 포기하고 뉴햄프셔에 주력해온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케리와 에드워즈는 아이오와 돌풍의 뒷심을 받아 뉴햄프셔에서도 선전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 지역 여론조사 결과 현재 하워드 딘 전 버몬트 주지사가 여전히 선두를 달리고 있으나, 클라크 케리 에드워즈가 딘을 빠른 속도로 추격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딘의 기세 하락이 뉴햄프셔까지 이어질 경우 그의 후보 지명 가능성은 50~60%로 떨어진다는게 전문가들의 일반적 분석이다. 드모인(아이오와주)=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