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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자리를 만들자] (4) '교육도 시장에 맞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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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시에 위치한 2년제 전문대인 대구보건대. 올 2004년 신입생 모집에 대학원 졸업자를 포함한 대졸자가 무려 6백10명이나 지원했다. 물리치료과와 치기공, 간호, 안경광학, 치위생학과 등 취업이 잘 되는 보건계열 학과에 집중적으로 몰렸다. 지난 2001년 1백89명의 대졸자가 지원했었으나 2002년 3백52명, 2003년 5백60명으로 늘더니 올해는 6백명이 넘었다. 청년 실업이 장기화되면서 대졸자가 취업률 높은 전문대 인기학과로 몰리는 '학력 U턴'은 이제 보편적인 현상이 돼버렸다. 전문가들은 "청년 실업은 기본적으로 기업들의 신규채용이 얼어붙어서이지만 대학이 기업이 원하는 인력을 공급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큰 이유"라며 "시장과 동떨어진 대학교육 시스템이 청년 실업난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 낮은 대학경쟁력, 기업 신규채용 외면 =지난 2002년 12월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충격적인 조사결과를 내놨다. 회원사 인사담당 책임자 3백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대학교육 만족도가 1백점 만점기준 26점에 그친 것. 대학교육의 만족도가 10점 이하라는 견해도 25%에 달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주로 '신입사원 사내 재교육'(70%)이나 '경력사원채용'(23%) 등을 통해 필요 인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답했다. 기업들은 신입 재교육 비용이 수조원에 이를 정도로 불어나면서 신규인력을 쓰기보다는 경력자를 채용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기업 취업자 10명 중 8명이 경력직이다. 경력자 채용비중은 지난 97년 말 40.7%에서 2002년 말 81.8%로 두 배 이상 급증한 반면 이 기간 신규채용자 비중은 59.3%에서 18.2%로 급락했다. 우리 대학의 경쟁력은 또 다른 곳에서도 확인된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지난해 매긴 한국의 국가경쟁력은 15위지만 대학교육 경쟁력은 28위에 불과하다. 기업과 대학 간 지식이전도 세계 16위로 제대로 이뤄지고 않고 있다. 특히 대학의 일반적 분위기가 학생들의 막연한 '반기업 정서'를 키우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 산학협력도 구호뿐 =이런 상황인데도 대학의 변화속도는 매우 더디다. 산업연구원(KIET)이 최근 전국 1백7개 공과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수도권 공대의 77%와 지방 공대의 62%는 교과 과정에 기업의 참여가 아예 배제돼 있다. 학생에게 실무교육을 시킬 여건이 돼있지 않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연구 논문을 한 편 더 쓰는게 교수 평가에 유리하기 때문에 교수들은 산학협동 자체를 꺼린다. 이렇다 보니 지난 99년을 기준으로 8조7천억원의 민간연구비(전체 연구비의 73%) 중 대학 및 연구소에 투자된 액수는 7천3백억원(8.4%)에 불과했다. 또 작년 이공계 졸업생의 40.6%가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으나 기업은 '필요한 인재가 없다'고 아우성이다. ◆ 인적자원 정책의 실패 =인적자원개발정책의 수립 및 총괄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지난 2001년 교육부가 교육인적자원부로 확대ㆍ개편됐지만 인력수급의 질적ㆍ양적 불일치 현상은 심화되고만 있다. 90년대 말부터 이어진 무차별적인 대학 증설 및 증원으로 현재 고교 졸업생의 79.7%(2003년 기준)가 전문대나 대학에 진학하고 있으나 취업률은 4년제 대학의 경우 59.2%, 전문대는 79.7%로 해가 갈수록 낮아지는 추세다. 사회에서 필요없는 인력이 대학을 통해 배출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노동연구원 이병희 연구위원은 "고교 졸업생이 대부분 대학에 진학하는 우리나라 교육현실이 단순 노무직에서 전문 고급직에 이르기까지 균형적 인력공급을 어렵게 하고 있는 만큼 현 인적자원정책은 시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질적 불일치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년계층(15∼29세) 취업자 10명중 4명(40.5%)이 최종학교 전공과 일자리의 성격이 '전혀' 다르다. 서울대 김우철 교무처장은 "사회의 인적수요를 반영해 대학 정원을 조정하고 싶지만 교육부에서 인적수요 변화를 뒷받침할만한 자료를 주지 못하고 있다"며 "인력수급의 불일치(미스매치)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 대학 교육, 시장에 맞춰야 =기업들은 "대학의 교육이 매우 낙후돼 있다"고 입을 모은다. 제품(인력)이 만들어지는 생산공정이 구시대적인 만큼 대학교육을 시장수요에 맞춰 대대적으로 혁신하고 각종 인증제도를 통해 대학 교육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삼성경제연구소 이정일 선임연구위원은 "청년 실업난을 타개하기 위해선 대학이 산업현장 인력수요에 기초해 교과과정을 전면 개편하고 대학별 특성화 유형에 맞는 산ㆍ학 연계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또 궁극적으로는 대학이 기업처럼 고객만족도와 판매율(취업률)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를 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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