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유례 없는 취업난의 한파가 사법연수생들에게도 불어닥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부처나 사회단체, 종교기관, 기업 등 법조계 이외로 진출하는 연수생들이 크게 느는 추세다. 사법연수원(원장 홍준표)은 16일 경기도 일산 연수원 대강당에서 최종영 대법원장과 강금실 법무장관, 박재승 대한변협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33기 사법연수생 9백66명의 수료식을 가졌다. 이날 수료하는 연수생중 1백15명은 법관,80여명은 검사로 임용될 예정이지만 진로가 정해지지 않은 수료생도 2백13명이나 돼 사법연수생 1천명 시대의 취업한파를 실감케 했다. 33기 연수생들은 사법연수생 1천명 시대 첫 수료생이다. 이처럼 심각한 취업난에 따라 '장외'로 진출하는 연수원 수료생들이 급증하고 있다. 이날 수료자 중 45명이 판검사와 로펌, 개업변호사가 아닌 기타 직역으로 진출했다. 2명에 불과했던 지난 97년에 비해 20배가량 증가한 수치. 기타 직역에는 재정경제부(1명), 국회사무처(2명), 경찰청(8명), 조달청(2명), 헌법재판소(2명) 등 국가기관을 비롯해 민주노총(3명), 금속노련(3명) 등 사회단체가 포함돼 있다. 특히 이 가운데 김형남씨(40)와 김봉석씨(32) 등 2명은 조계종 총무원으로 진로가 확정돼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은 종단에서 종교계의 법체계인 종헌과 종법을 연구하거나 종단 관련 소송과 법률업무를 담당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시민단체인 '아름다운재단'을 첫 직장으로 선택한 수료자도 4명이나 된다. 일반 기업체에는 삼성계열과 LG계열에 각각 5명, 2명이 진출했고 코스닥시장 휴먼터치 KTF 다음커뮤니케이션 등에도 각 1명씩 입사한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