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평가된 원화를 공략하라." 외국계 증권사들이 달러를 팔아 원화를 사라는 투자 권고를 앞다퉈 내놓고 있다. 이는 한국 외환당국의 잦은 시장개입으로 원화환율이 아직 상승세(원화가치 약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결국 달러화 약세라는 세계적인 흐름에 동참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따라서 수출가격 경쟁력만을 의식한 외환당국의 과잉 대응으로 원화가 자칫하면 국제 환투기 세력의 먹잇감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14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외국계 증권사의 외환전략가들은 올해도 미국 달러화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는 아시아 통화, 특히 한국 원화의 투자매력이 높다는 의견을 잇달아 제시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글로벌마켓 이코노미스트인 토머스 스톨퍼는 최근 투자자들에게 보낸 보고서에서 "한국경제의 전망은 상당히 긍정적"이라며 "중국 위안화 가치가 재평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까지 감안할 경우 원화는 매우 좋은 투자대상"이라고 조언했다. 베어스턴스의 수석 외환전략가인 스티브 배로우도 "미국 달러화가 올해 15% 추가 하락할 것"이라며 한국 원화를 비롯한 아시아 통화에 대한 투자를 제안했다.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는 "한국 외환당국의 환율방어 능력이 조만간 한계에 봉착할 것으로 보는 외국인들이 많다"며 "원화만 나홀로 상승세를 지속해 주요국 화폐와의 괴리가 더 커질 경우 원화가 국제 헤지펀드의 공격대상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