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코너] 中 공무원의 기업인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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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초까지만 해도 중국 선양시의 상무국장을 지낸 루루(50).
선양시의 몇 명 안되는 여성 국장으로,전도가 유망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그는 새해 첫날 사직서를 제출하고 다샹그룹선양 지역부문 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다샹그룹은 다롄에 본사가 있는 상장업체로 중국에서 세 번째로 큰 유통업체다.
루루씨처럼 공무원이 기업인으로 변신하는 추세를 중국에서는 샤하이차오(下海潮)라고 한다.
요즘 샤하이차오는 78년 개혁 개방 이후 세 번째 물결이라는 게 현지 사회학자들의 지적이다.
1차는 80년대 중반에 나타났으며 공무원이 국유기업 임직원으로 재임명되는 형태로 이뤄졌다.
2차 샤하이차오는 90년대 초에 있었다.
자신의 의지에 따라 기업으로 옮겼지만 공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경제의 세례를 받은 것'이라는 비판이 있었다.
2000년 이후부터 일고 있는 3차 샤하이차오는 젊고 유능한 공직자들이 공직자의 혜택을 과감히 포기하고 기업가의 길을 택한다는 점에서 종전과 차별화된다.
원저우 부시장에서 물류회사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우민이 총경리는 "비즈니스 환경에서 나를 테스트하고 싶었다"며 "내 나름의 경력관리 프로그램에 따른 것"이라고 말한다.
샤하이차오에 대한 중국내 시각은 찬반양론이 공존한다.
찬성론자들은 '관이 최고'라는 사회인식이 깨지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개인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본다.
하지만 반대론자들은 공직사회와의 인연을 악용함으로써 정경유착에 따른 부패의 온상이 될수 있다고 지적한다.
유능한 관리를 잃는다는 우려도 있다.
찬반 양론에도 불구,중국내 샤하이차오는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저명한 중국 경제학자 마오위스 톈쩌경제연구소 설립자는 "인재가 원하는 곳에 배치됨으로써 경제시스템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공직자들의 기업인 변신은 정부와 시장이 인재 유치를 위해 벌이는 게임"(푸단대 후소우쥔 사회학 교수)이다.
중국의 샤하이차오에서 시장경제를 향해 가속 페달을 밟고 있는 중국을 보게 된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