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을 공식방문중인 윤영관(尹永寬) 외교통상장관은 25일(현지시간) 하노이 영빈관에서 응웬 디 니엔 베트남 외교장관과 양국 외교장관회담을 갖고 상호협력 증진 방안과 북한 핵 문제 등을 논의했다. 윤 장관은 이 자리에서 한국기업의 베트남 진출을 장려해달라는 니엔 장관의 부탁을 받고 전기.통신요금 및 자동차 세율 인하와 내.외국인 이중가격제 해소, 대미(對美) 섬유쿼터 배분 합리화 등을 통해 투자환경을 개선해줄 것을 요청했다. 양국 장관들은 향후 5년내 양국 교역규모를 60억달러 수준으로 끌어올리기로 합의하고 베트남의 오는 2005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지원하기로 하는 한편 2004년 베트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개최를 지원하기 위해 한국의 2000년 ASEM 조직위 관계자들을 내년초 베트남에 파견하기로 했다. 윤 장관은 베트남 입국 관광객과 기업인 등에 대한 사증면제를 요청했고 니엔장관은 "ASEAN과 상호주의 조건으로 사증면제 협정을 맺고 있고 이번에 불법체류가거의 없는 일본과 사증면제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며 "한국의 요청도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양국 장관들은 또 2007∼2008년 한국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입후보와 2008∼2009년 베트남의 입후보를 서로 지지하기로 합의하고 내년중 한국 대통령과 총리, 베트남 당 서기장과 국회의장의 상호방문도 추진하기로 했다. 윤 장관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원칙을 지지해준데 대해 니엔 장관에게 사의를 표하고 "북한이 경제개방 과정에서 베트남의 경험을 배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 데 건설적인 역할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니엔 장관은 이에 대해 "북한의 경제 대표단이 많이 베트남에 오고 있다"며 "베트남은 기존방식으로는 식량난을 해결할 수 없었고 제도를 바꿔 식량 수출국으로 변신했다는 경험을 북한에 말해줬다"고 말한 뒤 "북한도 베트남의 경제개방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 장관은 오후 주석궁으로 쩐 득 르엉 베트남 국가주석을 예방하고 니엔 장관주최 만찬에 참석한 뒤 26일 오전 귀국한다. (하노이=연합뉴스) 추승호 기자 ch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