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법대 출신의 육군 이등병이 3전4기끝에 사법고시에 최종 합격했다. 주인공은 8월초 입대한 육군 모부대 이등병 이기봉(李奇俸.29)씨. 이씨는 "3차 시험까지 치르는 사법고시는 보통 2차 시험 합격여부로 판가름난다" 면서 "저는 99년과 2000년, 2002년, 2003년 4번의 2차 시험을 치른 끝에 합격했기때문에 3전4기로 통과한 셈"이라고 말했다. 97년말 서울대 법대 졸업을 앞두고 고시 대열에 합류한 이씨는 지난 2000년에는평균 0.7점차로 아깝게 고배를 마셨다. 이씨는 좌절하지 않고 도전, 2002년 1차 시험을 통과한뒤 지난 6월 2차 시험을치르고 합격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에서 지난 8월 입영했다. 이씨는 자대 배치 두달만인 지난 2일 2차 합격사실을 알고 부대장에 보고해 9박10일의 특별 휴가를 얻어냈고 군복을 입은 채 3차 시험에 응시했었다. 지난해 이례적으로 3차 시험에서 탈락자가 나왔기 때문에 최종 발표까지 안심할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이씨는 설명했다. 이씨는 "부모님이 힘든 노동일을 하면서 학비를 보태줘 항상 마음 아팠다" 면서 "합격 소식을 듣고 기뻐하시자 비로소 빚을 덜어낸 기분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씨는 재학시절 일제 항일운동 관련 역사 서적을 탐독하고 경제학과 강의를 듣는 등 고시와는 거리가 먼 대학시절을 보냈으며 고시 공부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매달린 기타 실력도 수준급. 이씨는 "시험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실력있는 사람은 어떠한 악조건에서도 반드시 살아남는다는 교훈을 얻었다" 면서 "나 말고도 어려운 여건에서 꿈을 향해 매진하는 이들이 용기를 잃지 말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씨 보다 서울대 법대를 1년 먼저 졸업한 유영무 해군소령(34.해사 47기)은 올해 단번에 1,2,3차 시험을 모두 통과하는 쾌거를 올렸다. 유소령은 해사 졸업후 헌병대 군기과장과 수사과장을 맡으면서 법학에 대한 체계적 학습의 필요성을 느껴 위탁 교육을 받았었다. (서울=연합뉴스) 문관현 기자 khmoon@yna.co.kr